[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38>외로움의 힘

  • Array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외로움은 베토벤을 절망이 아닌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이끌었다.
외로움은 베토벤을 절망이 아닌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이끌었다.
누구나 외로움을 싫어한다.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에서 배제됐다는 느낌은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을 넘어 부정적인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로움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간의 강한 내적 힘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금(金)나라 때 유기(劉祁)가 지은 ‘귀잠지(歸潛志)’에 ‘십년한창(十年寒窓)’이라는 어구가 등장한다. 뜻은 다음과 같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10년 동안 차가운 창문 아래에서 찾는 이 없어도, 한번 이름을 날리면 온 세상이 다 알게 된다(古人謂 十年寒窓無人問, 一擧成名天下知).”

‘한창(寒窓)’이라는 말을 직역하면 ‘차가운 창문’이다. 사람의 온기가 없다는 뜻이다. 차가운 창문 아래에서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면 그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까. 하지만 이 기간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내면 후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런 외로움을 자신의 성공 에너지로 승화시킨 예는 수없이 많다.

베토벤도 마찬가지였다. 청력이 점점 약해진 그는 오로지 외로움 속에서 창작에 몰두했고 청력을 완전히 잃은 뒤에도 지속적으로 작품을 탄생시켰다. 외로움이 그를 절망이 아닌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조르조 바사리(1511∼1574)는 이렇게 말했다. “미켈란젤로가 고독을 사랑했다는 것을 두고 놀랄 필요는 없다. 그는 사람의 모든 것을 요구하는 예술에 헌신했기 때문이다. 예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사교를 피해야 하고,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의 정신은 항상 무언가에 몰두해 있어야 하며, 예술에 뛰어난 사람은 걱정과 근심을 피해야 하고, 천재적인 예술가는 사고와 고독, 평안, 확신을 필요로 한다.”

외로움은 자신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하는 징조이다. 세상에서 가장 싸우기 힘든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니던가. 외로움과의 싸움에서 스스로를 단련시킬 수 있다면 세상의 그 어떤 장애물과도 싸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투자#베토벤#외로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