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53개국 국가원수와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대표를 포함해 국가수반급 인사만 58명이 참석하는 건국 이래 최대 국제회의다. 인구 기준 전 세계의 80%, 경제력 기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주요국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핵물질과 핵시설이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다. 1974년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 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1600t, 플루토늄 500t은 핵폭탄 12만 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지구촌 평화에 치명적 위협이다. 2년 전 미국 워싱턴 1차 회의 때 8개국이 HEU 400kg을 폐기하기로 했다. 서울회의는 이 약속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추가로 10여 개국이 HEU와 핵탄두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 감축계획을 내놓는다. 핵물질 이외에도 일반 병원이나 산업체에서도 널리 쓰이는 세슘 같은 방사성물질을 이용한 ‘지저분한 폭탄(dirty bomb)’의 규제방안도 찾는다. 이 회의에서 채택될 ‘서울선언’은 핵 안보를 위한 국제협약을 강화하고 실천적인 비전과 이행조치를 제시해 명실상부한 국제규범이 돼야 한다.
한국이 핵 테러만 집중 논의하자는 일부 국가를 설득해 원자력 안전을 주요 의제로 삼은 것은 의미가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원자력발전소 같은 핵시설의 방호책(防護策)과 함께 후쿠시마 사고로 추락한 원자력의 신뢰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 5개국 정상이 모두 온다. 양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 핵 폐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북한도 HEU 제거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압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 달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광명성 3호)을 시험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행동은 고립을 가속화할 것이다.
일부 좌파 시민단체와 정당은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을 결성하고 탈핵·탈원전을 모토로 한 행사반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그들이 진정으로 핵 없는 세상을 원한다면 북한 핵과 광명성 미사일에 대한 반대 목소리부터 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