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영인]‘두바이 대중교통’ 벤치마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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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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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권영인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한여름 50도를 넘나드는 사막도시인 두바이 날씨도 겨울철에는 우리나라의 늦여름처럼 낮에는 30도 전후지만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이 두세 달을 제외한 연중 대부분은 더운 날씨 탓에 대중교통 이용이 저조해서인지 당국의 대중교통정책은 다양하고 특이하다.

2009년 개통한 도시철도인 메트로 2개 노선 75km 구간은 운전사 없이 무인자동으로 운행되는 세계 최첨단 도시철도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트로 맨 앞 차량의 전경을 관람할 수 있는, 골드클래스로 불리는 1등석 칸은 요금이 두 배지만 혼잡한 입석형 일반석 칸과는 달리 좌석형 공간 배치와 더불어 안내승무원까지 탑승한다.

메트로 차량과 역사 내 질서 유지에 치중해 범죄발생률은 승객 100만 명당 1.5건으로 다른 대도시의 10건 전후에 비해 매우 낮지만 거의 매일 벌금이 부과되는 일이 발생한다. 비상버튼을 잘못 누르면 60만 원, 차량이나 역사 내에서 졸면 9만 원, 음식물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실 경우 3만 원 등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30가지 벌금 규정을 적용해 메트로를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유지하고 있다.

두바이 메트로의 낮은 범죄율은 메트로 경찰이 차량과 역사에 설치된 3000대의 폐쇄회로(CC)TV로 늘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움이 필요한 노약자나 응급상황 발생 시 역무원이 곧바로 투입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든 메트로 역사에 89개 연계버스 안내정보판을 설치해 259개 연계버스 노선과 도착 예정시간을 안내하고 있다.

또 메트로역명을 입찰에 부쳐 수입을 메트로의 운영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에미리트쇼핑몰 등 11개 역명은 이미 팔렸다. 동전을 사용하는 파킹미터기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상주차 요금을 휴대전화로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대중교통수단인 택시는 전체 인구의 약 90%에 달하는 외국인 거주자와 관광객을 배려해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로 현재 위치를 보내 예약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성 운전사가 모는 여성전용 핑크택시를 배치해 여성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앞쪽에는 여성용과 어린이용 전용좌석을 별도로 배치해 배려하고 뜨거운 사막 날씨를 감안해 대부분의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에어컨이 설치된 승차 대기공간이 마련돼 있다. 30분 간격의 심야버스는 시내 주요 지역에서 아침까지 이용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 국적의 에미리트와 에티하드 항공사는 탑승객들에게 공항과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리무진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1월 1일 두 번째 대중교통의 날에는 메트로와 버스, 수상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료로 개방하는 등 대중교통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두바이에서 지난해 4월 열린 세계대중교통박람회에서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버스정보시스템 등의 수상으로 호평을 받은 적이 있지만 두바이 대중교통을 벤치마킹하면 좀 더 편리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교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권영인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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