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남윤서] 교수가 수업 빼먹고 골프… 아주大뿐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3시 00분


남윤서 교육복지부 기자
남윤서 교육복지부 기자
“수업을 빼먹고 골프를 친 적은 없습니다.”

“잘못은 시인해야 합니다. 대학원장이라고 수업을 안 해도 됩니까.”

아주대 경영대 교수들의 7일 ‘끝장토론’에서 오간 대화다. 일부 교수는 “경영대학원장 등이 수업을 빠지면서 골프를 쳤고 비용은 교비에서 지출했다”고 공격했다. 반대편에서는 “사실 왜곡이다”라고 맞섰다.

이날 토론은 지난달 30일 경영대 교수 14명이 “우리 학교 경영대학원 비리가 심각하다”며 성명서를 내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데 대한 해명 차원에서 열렸다.

▶본보 2일자 A14면 아주대 교수14명 “우리 대학 비리 감사해 달라”

조모 경영대학원장은 토론에서 “작년에 경영대학원 46기생이 골프과정에 와달라고 했지만 수업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46기와는 한 번도 골프를 친 적이 없고 아예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독고윤 교수는 “사실이 아니라면 감옥에 가겠다”며 다른 자료를 공개했다. 조 원장이 46기 경영대학원생들과 함께 골프회 발대식에 참석하고, 골프채를 휘두르고, 술자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들이었다. 그는 “조 원장은 사진이 찍힌 날짜에 수업이 3개 있었는데 전부 빠졌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머쓱하게 웃으며 “생각이 잘 안 났다”고 해명했다.

토론 영상은 며칠 뒤 아주대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됐다. 학내 여론은 들끓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거짓말을 했으면 학생들에게 미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 이상 조 원장의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 학생은 조 원장의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원로 교수들은 총장에게 조 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골프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아주대만의 문제일까. 대부분의 대학은 고위공무원이나 경영인, 기업 간부를 대상으로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운영한다.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기부금을 기대할 수 있어, 골프 수업은 거의 빠지지 않는 ‘필수과목’처럼 돼 있다. 비슷한 문제가 다른 대학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독고 교수는 “대학이 교수 개인에게는 중요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외부 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교수들은 결국 교육과학기술부에 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대학의 문제를 학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에 의존하는 현실이 답답해 보인다.

남윤서 교육복지부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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