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일자리’이다. 일자리는 당장의 생계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그런데 국민이 체감하는 일자리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지표만 보더라도 2010년 15∼64세 인구 기준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6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1위다. 올해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사람’이 150만 명에 이른다.
정부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일자리 예산이 올해보다 6000억 원이 늘어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예산에만 의존하는 해법은 예산 투입이 종결된 후에도 일자리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또한 정부예산에만 의존해 창출된 일자리가 성장, 고용, 복지의 선순환 고리를 강화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예산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의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다시 말해 일자리 창출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근본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경제사회 생태계의 활성화를 통해 시장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 물론 기업 규모, 산업의 종류, 경제 환경 등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어 시장 수요가 일자리 창출로 항상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릴 가능성은 매우 적어진다. 얼마 전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기업 경영자 대다수가 시장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생산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일자리를 감소시켰다고 한다. 반면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촉진제로 지속적인 시장 수요의 증가를 꼽았다.
그렇다면 경제사회 생태계 속에서 시장 수요는 어떻게 증가시킬 수 있을까. 시장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그 국가가 보유한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강점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10년 수출액 1540억 달러, 무역수지 783억 달러로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산업이다.
IT는 그 자체로도 기존에 없던 신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1980년대에 탄생한 게임산업은 2010년 시장 규모가 7조4000억 원에 이르고, 게임산업 종사자도 약 9만5000명에 이른다. 1990년대에 탄생한 휴대전화산업도 올해 2분기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또한 IT는 기존 시장을 확대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 예로 인터넷의 확산과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대로 2000년대에 탄생한 e러닝산업은 2010년 시장 규모 2조2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IT가 경제사회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기반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처럼 IT를 기반으로 한 경제사회 생태계의 활성화는 시장 수요를 증가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교육, 문화, 관광 등 새로운 고용 창출을 주도하는 서비스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제는 경제사회 생태계 전반의 활성화를 도모함으로써 시장 수요를 증대시키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