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 15일 재단이 한국체육개발원과 전국 다문화가족 생활체육대회-한·베가족한마음축제를 공동 주최했다. 다문화가족 1300여 명이 참여했는데 가족 구성을 보니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부가 많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출생 통계’를 보면 작년 한 해 태어난 신생아는 47만2000명으로 2009년도보다 2만5300명(5.7%) 늘었다. 2010년이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의 해라 출산율이 다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도 저성장과 저고용, 저출산이라는 3저와 급격한 고령화가 특징인 선진국의 진입 문턱에 서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국력의 인적 토대인 인구의 증가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 ‘반가운’ 통계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치밀하고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큰 과제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 바로 다문화 2세 문제다. 행정안전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엄마 또는 아빠가 외국인이거나 귀화한 부모가 낳은 자녀는 모두 1만6428명에 이른다. 이 중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라는 등의 이유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일부를 제외하더라도 다문화가정에서 출생한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출산율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문화가정의 자녀수는 일반가정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가정을 꾸리고자 하는 바람이 국제결혼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고, 다문화가정 남편들도 경제적 능력이 된다면 가능한 한 많은 자녀를 갖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로 출산을 꺼리는 우리나라 여성에 비해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은 다산에 대한 거리낌이 적은 편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14만1000여 명의 다문화가정 자녀가 있다. 국제결혼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볼 때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진출할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올바른 다문화정책이 있느냐는 것이다.
올해 다문화가정 관련 예산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하면 2000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다문화정책의 수립과 실천 없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예산 낭비가 되기 십상이다. 이렇게 되면 10년 뒤 다문화가정 2세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지연, 혈연, 학연 등 온갖 연줄을 고려하는 우리 현실로 미뤄 큰 좌절을 겪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나 영국의 인종 폭동, 노르웨이의 극우테러 등 사회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수만은 없게 됐다.
우리 사회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복수문화와 이중언어를 이들의 강점으로 길러줘야 한다. 어설픈 이중언어 교실이 아니라 이중언어 학교를 만들어 아예 엄마 나라 말과 아빠 나라 말을 함께 배우고 사용하게 하고, 엄마 또는 아빠 나라로 유학을 보내 현지 친구들을 사귀어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게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사회가 다문화 2세들이 창업과 취업 현장에서 당당하게 복수문화와 이중언어, 국제적 네트워크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문화융합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토대를 준비한다면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문화융합과 산업융합의 선도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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