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민을 위한 서울광장, 시위 해방구로 내주지 말라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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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의회가 서울광장의 사용방법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꾼 조례안을 다시 논의해 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6·2지방선거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 주도의 서울시의회와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장이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서울광장은 시민의 문화휴식 공간과 관련한 문제이므로 정치적 이해다툼으로 변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의회가 시민의 중요 관심사를 결정하기에 앞서 공청회나 토론회도 한 번 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현행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은 도로 하천 등 공유재산 사용에 대해 허가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울광장의 신고제 운영은 이 법률의 위반이라는 서울시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본다. 서울광장을 신고제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신고 수리 여부, 신고가 겹칠 때의 처리나 신고 내용 변경 등을 심의하는 집행 기능은 서울시에 있다. 서울광장 조례안은 광장운영시민위원회 위원 15명 가운데 외부 위원 12명을 모두 시의회 의장이 추천하도록 했다. 서울시의회가 광장 운영위원회를 사실상 일방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법에 정해진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다.

조례안에 찬성한 시의원들은 처지를 바꿔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 집이나 사무실 또는 영업장 주변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꽹과리를 치고 확성기를 틀어놓고 시위를 벌인다면 어떻겠는가. 시위의 자유만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광장을 문화휴식 공간으로 향유할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 서울광장 인근 사무실 근무자들이 평온한 상태에서 일을 하고 인근 식당이나 가게의 영업 권리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시의원들은 서울광장을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진정으로 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최선인지를 당리당략을 떠나 고민하길 바란다.

서울시의회는 10일 조례안 재의결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시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확정된다. 현재 서울시 의원 114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79명(69.3%)이나 돼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오 시장은 조례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대법원에 제소해서라도 법률적 하자가 있는 조례가 시행되지 않게 해야 한다. 서울광장에서 신고만으로 집회 시위를 할 수 있게 되면 시민의 광장이 아니라 데모꾼을 위한 공간이 될 위험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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