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순덕]중국의 알 권리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20:00수정 2010-09-0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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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사건이 뭔가요?” 2년 전 중국의 한 누리꾼이 중국의 대표적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 이런 질문을 올렸다. 6·4사건이란 1989년 6월 4일 발생한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말한다. 그해 5월 100만 명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다. 중국에도 드디어 민주화의 봄이 온다고 기대하는 세계인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6월 3일 밤 탱크를 동원한 군이 유혈진압에 나섰다. 중국에서 지금까지 관련 단어는 금기어다. 6·4사건을 묻는 인터넷 질문에 한참 동안 “감히 답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네요”란 댓글이 붙어 있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6일 광둥 성 선전 시 ‘경제특구 지정 30주년 기념식’에서 “개혁개방 30년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정치체제 개혁과 민주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민의 알 권리와 참정권, 표현의 자유와 감독 권한을 보장하기 위해선 민주적 선거와 정책결정, 민주적 관리와 감독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2대 경제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드디어 정치적 민주화로 나아가려나? 기대감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후 주석 연설에서 강조한 것은 ‘사회주의 민주정치’다. 연설문을 들여다보면 ‘사회주의’ 단어가 29번,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9번 나온다. 후 주석이 주장한 건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 선언과 함께 공산당 일당 독재 아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이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후 주석이 2007년 17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때도 한 말이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올 초 보고서에서 “현재 감옥에 갇힌 중국 언론인이 28명”이라며 “중국 언론과 3억3800만 누리꾼은 국가의 자의적 검열 속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서 나온 중국 공산당 관련 책 ‘당(黨)’은 “공산당은 생존을 위해 뭐든지 다 하지만 모든 것은 비밀로 돼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선 인민의 알 권리 역시 공산당이 허용하는 한계 안에서만, 그리고 공산당 내에서나 가능한 셈이다. 경제적으로 도약하는 중국이 언제까지 인민의 정치적 자유를 억누를 수 있을지, 공산당 관료들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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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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