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코리아'의 환호성을 기다린다

  • 입력 2007년 4월 15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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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사람들은 2002년 12월 3일을 잊지 못한다.

그날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를 가리기 위해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여수는 팽팽한 접전 끝에 중국 상하이(上海)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당시 전윤철(현 감사원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선을 다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BIE 회원국들에 원조를 제공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 중국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패배의 이유를 인정했다.

비탄의 눈물과 무거운 한숨만이 그날 여수의 거리를 짓눌렀다.

그로부터 꼭 3년 후 여수는 신발 끈을 고쳐 맨다.

2005년 12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서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

선언이 나오기까지 시민들은 범 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개인 돈을 털어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재도전의 당위성을 알리며 끝내 '박람회 국가계획 확정'을 이끌어 내는 끈기를 보여줬다. "2002년을 잊지 말자"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절망과 무기력을 털고 재도전에 나섰던 것. 한때 "여수 가서 돈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돌 만큼 흥성했지만 날로 활력을 잃어 가고 있던 지역 분위기가 시민들을 뭉치게 했다.

박람회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의 활로를 찾자며 시민 29만 명 가운데 7만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시민들은 전국적인 유치 붐 조성을 위해 100만 명 서명운동과 500㎞ 자전거 투어에 나서는 뜨거운 열정을 이어 왔다.

오현섭 여수 시장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들 나서서 가로수를 가꾸고, 꽃길을 만들고, 쓰레기를 주웠다"며 "정말 우리는 여수를 살리기 위해 함께 뛰고 스스로 감격했다"고 열기를 전했다.

여수의 환영물결을 뒤로 하고 14일 BIE 실사단은 떠났다.

"여수의 열정과 능력을 확인했다"는 실사단의 총평에 시민들은 다소 마음을 놓고 있지만 유치성공을 확신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1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BIE총회에서 과연 "여수, 코리아"의 환호성은 울려 퍼질 것인가.

최선을 다해 자신들이 해야 할일을 마친 여수 사람들은 이제 세계박람회를 기필코 따내고야 말겠다는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총력외교에 목말라 있다.

여수=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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