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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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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부위별 성형 유행을 파악하고 와서는 그대로 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인기 연예인 사진을 가져와 똑같이 해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며칠 전에는 배우를 지망하는 여대생이 왔는데 상담을 하다가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전체적인 이미지가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 여대생은 귀여운 형이었다. 그런데 요즘 인기가 많은 연예인 사진을 내밀며 똑같이 해 달라고 했다.
쌍꺼풀 수술을 할 때 한두 곳만 손을 대면 훨씬 분위기가 경쾌하고 자연스러울 것 같아 의견을 말해 줬더니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싶어 물어봤더니, 얼마 전에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이 요즘은 섹시한 이미지가 먹힌다며 오디션 볼 기회를 주지 않고 얼굴 성형이라도 하고 다시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얼굴 분위기 전체가 바뀔 수 있다는 부작용도 감수하겠다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여대생을 설득했지만 결국엔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성형수술에 유행은 있지만 환자의 개성을 살리고 전체적인 조화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이 원한다고 개성을 무시하면서까지 무조건 수술을 해 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음이 바뀔 때마다 새로 사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면 입맛대로 해 주겠지만 평생 지녀야 할 모습인데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개인마다 이미지와 신체적인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수술을 해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유행만 따르거나 특정 연예인과 같은 모양의 수술을 하려는 것은 원치 않는 결과로 후회할 수 있다.
이성주 위드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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