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의 고통 입양으로 이겨냈어요”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23분


입양이라는 최후의 선택이 이처럼 큰 기쁨을 가져다 줄지 미처 몰랐습니다.”

입양을 통해 불임의 아픔을 치유한 불임부부들이 새해 첫날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복사골문화센터에서 공개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한국입양홍보회(회장 한연희·韓蓮熙)의 온라인 소모임인 ‘아름다운 불임’(www.mpak.co.kr) 소속의 불임부부들이 그동안의 얼굴 없는 만남에서 이제는 직접 만나 입양의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아름다운 불임’은 입양을 통해 현재 아기를 키우고 있거나 입양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불임부부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온라인 공동체. 개설된 지 두 달밖에 안되지만 매일 평균 10건 이상의 상담과 조언이 올라올 만큼 불임부부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입양을 결정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부부가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우리 순형이가 없는 현실은 상상할 수조차 없어요.”

1997년 9월 생후 1개월된 순형이(4)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김성호씨(35·회사원·인천 남구 주안동) 부부의 말이다.

김씨는 “아이를 처음 받아 안았을 때 새근새근 자고 있던 순형이의 솜털 같은 숨결과 보드라운 미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당시의 감격을 회상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강원 철원에서 온 장동혁씨(41·농업) 부부는 8년간 아기를 갖기 위해 별의별 애를 다 쓰다 소용이 없어 2년 전 예찬이(3)를 입양했다.

장씨는 “이처럼 행복한 생활이 가까이 있는 데도 아직도 불임으로 애쓰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올 봄엔 예찬이의 여동생을 데려올 계획이라며 함박웃음을 거두지 못했다.

이날 모임에 참가한 김모씨(40·부천 원미구 도당동)는 “입양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고민하는 자리가 계속 이어지면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조금씩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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