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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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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이후 한해동안 가장 보람있었던 일과 안타까웠던 일은 무엇입니까.
“취임할 때만 해도 상당히 긴박한 상황이었으나 종단이 안정된 모습을 되찾은 것이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다만 취임초부터 사면 복권에 매진했는데 아직 뜻대로 진행되지 못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언제쯤 사면복권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종회에서 종헌을 개정하지 않으면 사면을 시행하는데 합법성이 구비되지 않는 문제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분규관련자를 모두 사면 복권할 것이냐, 선별해 할 것이냐로 놓고 이견이 있습니다. 12월초로 예정된 임시종회에 다시 이 안건을 상정할 것입니다. 승적을 박탈당한 분들이 소송을 취하하지는 않았지만 그분들도 종단안정에 최대한 협조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반드시 사면 복권이 이뤄지도록 할 것입니다.”
―천태종은 개성 영통사, 진각종은 금강산 장안사 복원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계종의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상대방이 있는 문제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습니다만 설계도 검토라든가 예산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내년 초파일쯤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무산됐습니다. 방한준비위원회의 상임고문으로 추대된 강원룡 목사 등은 유감을 표시했으나 정작 불교계의 수장은 아무런 얘기가 없었습니다.
“종교지도자라도 국익을 저버리고 종교만 논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은 달라이라마가 방한하면 막대한 돈이 모금되고 이 돈이 티베트 독립자금으로 쓰일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관계가 악화되면 우리나라 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내년 경제가 나아지면 그때가서 다시 검토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관람료와 국립공원입장료 합동징수에 대해 참여연대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참여연대의 분리징수 주장은 오히려 국민의 자연환경과 문화재 향유권리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도 이만큼 우리 산과 문화재를 지켜온 것이 누구입니까. 바로 사찰과 스님네들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산속이 집인 스님네들 없이 저녁마다 퇴근하는 공무원만으로 국립공원을 관리하려면 훨씬 더 많은 예산과 인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불교계가 지리산댐 건설반대 운동 등 환경운동에서 선두에 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교계가 사사건건 반대하면 국가적인 대사업이 제대로 진척될 수 있을까요.
“환경파괴에 가장 앞장서면서도 절에서 작은 수리 하나 하려면 그린벨트다 어쩌다 해서 막아온 것이 정부입니다. 미국에서는 후버댐이 없으면 로스앤젤레스가 물에 잠길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버댐을 없애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댐을 건설해 오폐수를 정화한다는 생각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입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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