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송기숙-문병란교수 8월말 정년퇴임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0분


70, 80년대 ‘저항문인’으로 손꼽히는 전남대 송기숙(宋基淑·국문과)교수와 조선대 문병란(文炳蘭·국어국문학부)교수가 8월말 나란히 정년(65세)퇴임해 강단을 떠난다.

두 교수는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데뷔하고 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함께 옥고를 치르는 등 비슷한 인생을 살아왔다.

송교수는 66년 단편소설 ‘대리복무’로 문단에 얼굴을 알린 뒤 장편소설 ‘자랏골 비가(悲歌)’(77년)와 ‘암태도’(79년), ‘녹두장군’(81년), ‘오월의 미소’(2000년) 등 주로 암울한 사회현실을 역사적 시각에서 풀어낸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문교수는 59년 고 김현승(金顯承)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등단, 71년 첫 시집을 낸 뒤 분단의 아픔을 노래한 ‘견우와 직녀’(91년), ‘새벽이 오기까지는’(94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모순에 찬 현실을 시로 읊어왔다. 두 교수는 저항문학작품 활동에만 만족하지 않고 현실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 송교수는 78년 교육민주화 선언문 발표로 구속되면서 해직됐고 5·18 당시에는 학생수습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이유로 10개월간 옥고를 치른 뒤 84년 복직, 전남대 5·18연구소장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 등을 지냈다. 송교수는 “교단을 떠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앞으로 작품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문교수도 주로 재야와 현장중심의 작품활동을 하다 5·18로 구속됐었고 88년 복직한 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의장과 5·18기념재단이사 등을 역임했다. 문교수는 퇴직 후에도 시간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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