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5월 31일 19시 3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선구자’나 ‘보리수’만 가곡이라고 생각한다면 옛 선비들이 슬퍼할 일이다. 시조나 가사 같은 단형시(短形詩)에 곡을 붙이고, 거문고 가야금 젓대 등과 장구를 곁들여 노래하는 전통 성악곡이 ‘가곡’이다.
금하 하규일 (琴下 河圭一·1863∼1937). 우리나라 전통가악인 가곡 가사 시조의 전승 보급에 전력한 그가 문화관광부 선정 ‘6월의 문화인물’에 뽑혔다. 때맞춰 그의 공로를 기리는 학술대회와 연주회가 열린다. 월하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학술대회는 8일 오전9시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박물관 시청각실, 연주회는 15일 오후7시반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학술대회에서는 한명희 서울시립대교수가 ‘하규일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이보형 고음반연구회 이사장이 ‘하규일 가곡 음반에 대한 고찰’을 발표하는 등 5부로 나누어 발표와 지정토론을 갖는다. 기념연주회에는 김경배 경북대교수, 이두원 부산교육대 교수 등이 출연해 계면조 남창 초수대엽 ‘청석령 지내거다’ 등을 노래한다.
하규일은 31세 때 관계에 진출, 한성소윤(漢城少尹) 진안군수 등을 지냈으나 국치(國恥)를 겪은 뒤 관직에서 퇴임, 정악전습소 학감에 취임하여 국악과 양악의 연구 전수 보급에 전력했다. 26년 이왕직아악부 촉탁으로 임명돼 우리나라의 정가를 전승했으며, 노래집 가인필휴(歌人必携)를 펴내는 등 정악의 체계화에도 크게 기여했다.02-363-1778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