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마운 선생님]"장애아 교육도 인터넷으로"

  • 입력 2000년 5월 15일 20시 52분


“장애아 교육도 첨단을 걸어야죠”

영민이란 자폐아가 있었다. 아무도 영민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김성남 선생님은 어느 날 영민이가 컴퓨터에 관심을 갖는다는 걸 눈치챘다. 그때부터 김선생님은 영민이에게 컴퓨터를 가르쳤다. 이제 영민이는 컴퓨터를 누구보다도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

부천 혜림학교의 김성남 선생님(31세,예쁜 마누라와 귀여운 아들의 아빠)의 하루 일과는 늘 바쁘다. 아침 9시30분부터 낮 3시 30분까지는 혜림학교 초등부 2학년 ‘다니엘반’의 선생님. 침을 갖고 노는 아이,자신의 손을 물어 자해하는 아이,오줌 싸는 아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퇴근 후엔 단국대 특수교육대학원 학생. 마지막 논문 심사를 코앞에 두고 있어 몸과 마음이 모두 바쁘다.

이윽고 밤이 되면 김선생님은 ‘장애아 부모 상담원’이 된다. 바로 ‘장애아교육정보지원센터(www.rise.or.kr)’를 운영하는 웹마스터 역할.

“인터넷상에 장애아 교육자료가 너무 부족해 사이트를 만들게 됐습니다”

김선생님은 장애아 교육에는 학교선생님보다 부모의 역할이 훨씬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장애아 부모들이 특수교육자료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

그래서 김선생님은 순전히 혼자의 힘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교육자료들을 올리고 장애아 부모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 게시판에 질문이 뜨면 곧바로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오도록 설정해놓을 정도로 김선생님의 열정은 대단하다.

“하지만 사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부모님들은 매우 적어요”

인터넷을 통해 장애아교육 자료를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는 ‘컴맹’부모들. 김선생님은 이런 장애아 부모들에게 ‘인터넷 무료 교육’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한번 판을 벌이려고 꿍꿍이중이다.

"장애아들이 컴퓨터를 못할거라구요? NO!"

영민이만 보아도 알 수 있 듯이 장애아동 중에 컴퓨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다.그래서 장애어린이에 대한 초보적인 인터넷 교육이 더욱 시급하다.

장애아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이 어려운 현실. 장애아들이 컴퓨터만 할 수 있어도 취업은 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김선생님은 말한다.

현재 김선생님은 장애아 어휘력 습득 프로그램 등 장애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완성이 되면 장애아 부모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배포할 계획.

“인터넷을 통해 장애아 교육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돼야죠”

‘장애아교육 프로그램’만들기와 ‘장애아부모 인터넷 무료 교육장’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김성남 선생님.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시간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돈이 문제다. 사이트 운영비용도 '장난'이 아니라는게 김선생님의 귀띔.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후원 신청란이 있어요”

김선생님은 '비장애인들'에게 말한다.

장애어린이들에겐 동정보다 ‘교육을 위한 재정적 후원’이 절실하다고.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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