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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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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중간광고는 1974년 3월 폐지되어 지금까지 스포츠 중계방송 등을 제외하고는 금지되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그 동안 광고업계와 방송사는 광고효과의 제고와 광고산업의 활성화 차원에서 중간광고의 허용을 강력하게 요구하였으며 시청자 단체 등 시민단체는 시청자 주권 보호차원에서 반대했다.
이 시점에서 방송의 구조와 방향을 광범위하게 검토했던 방송개혁위원회가 최종보고서에서 건의한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방송개혁위원회는 TV 중간광고 허용 문제에 관하여 ‘방송사 경영 개선과 광고의 역할 제고를 위해 광고주와 방송사 등이 중간광고 허용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민 단체와 시청자 단체 등은 방송의 공영성 및 프로그램 질 저하를 우려하여 중간광고를 반대하기 때문에 현행과 같이 중간광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방송개혁위원회의 이러한 입장정리는 시민, 시청자단체와 학계 등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부가 시청자의 권익을 무시하고 중간광고를 도입하려는 의도를 필자는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관광부가 방송법 시행령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려고 하는 것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TV 방송사와 현업 광고인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시청자의 볼 권리가 심대하게 침해를 당한다. 기본적으로 광고와 매체를 공익적 시각에서 바라보아야지 매체를 단순히 광고를 싣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중간광고가 허용된다면 시청률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프로그램이 급속히 늘어나 방송의 질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통합방송법이 지향하는 방송공영화의 큰 틀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예전부터 현업 광고인들과 이를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중간광고의 허용은 광고효과를 높여 광고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방송사 재정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간광고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도 광고회사와 방송사들은 연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중간광고를 통한 광고효과의 제고라는 발상 또한 시청자를 볼모로 한 광고인들의 안이한 자세의 산물이다. 물론 중간광고가 허용된다면 광고의 노출 효과는 현재보다는 분명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광고에 대한 노출 자체가 광고의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광고 효과는 다차원적인 개념이다. 중간광고를 통해 광고의 노출 효과는 향상된다 하더라도, 시청자의 볼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인위적으로 광고에 노출당한 시청자들이 광고에 대해 더욱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면 중간광고의 허용은 궁극적으로 광고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중간광고의 허용 문제는 방송사 구조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어 비단 광고산업에만 국한하여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방송사 구조의 공민영화에 대한 명확한 방침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간광고만을 단독으로 허용하겠다는 문화관광부의 시행령초안은 분명 형평성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시대에 따른 광고의 역할은 항상 역동적이다. 광고의 사회적 중요성과 그 영향력에 비례하여 광고의 사회적 책임도 날로 커져가고 있다.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광고의 역할은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광고는 광고주의 마케팅 도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대가 요구하는 광고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문화관광부가 방송개혁위원회의 건의 사항과 시민 단체들의 주장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TV 중간 광고의 허용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한다.
이의자(한국광고교육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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