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인류 화석 ‘루시’의 사망원인은 추락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1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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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만 교수팀이 가상으로 만든 루시의 추락 장면. 오스틴 텍사스대 제공
카펠만 교수팀이 가상으로 만든 루시의 추락 장면. 오스틴 텍사스대 제공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이라고 알려진 ‘루시’의 사망 원인은 추락사로 밝혀졌다. 루시는 1973년 에티오피아 아와시 강가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318만 년 전 여성이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존 카펠만 교수팀은 루시의 뼈를 3차원(3D) 장비로 스캔해 사망 원인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루시의 어깨, 다리, 발목, 골반, 갈비뼈 등에서 골절을 발견했고, 특히 어깨뼈의 골절 형태를 보았을 때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또 이 정도 골절이라면 장기까지 손상돼 사망에까지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루시가 나무에서 생활했을 거라는 기존 연구와도 들어맞는 사망 원인이다.

루시는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 이전 존재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로 역사학계의 중요 자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 중 뼈 전체의 40%가 발견돼 가장 온전한 최초의 인류 화석으로 알려져 있다. 현생인류처럼 척추가 활 모양으로 굽어 있어 직립 보행을 한 증거로도 꼽힌다. 최초 발견자인 시카고대 도날드 요한슨 연구원이 당시 듣고 있던 비틀즈의 노래 제목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에서 착안해 ‘루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2008년 루시의 뼈가 미국에 전시됐을 때, 10일 동안 루시의 뼈를 촬영한 결과다. 연구팀은 루시의 뼈 수 십 조각을 10일에 걸쳐 컴퓨터 단층 촬영해 고화질 이미지를 얻어내 이 자료를 분석해 왔다. 골절부위를 살펴본 결과 추락 높이 12m, 추락 속도는 시속 60km 정도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 얻어낸 3D 자료를 바탕으로, 루시의 어깨뼈, 왼쪽 무릎 뼈 등 일부 구조를 3D 프린터로 찍어 대중에 공개했다.

카펠만 교수는 “에티오피아 정부도 루시의 골격 구조를 공개하는 것에 동의했다”며 “앞으로 루시의 뼈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8월 29일자에 게재됐다.

신수빈 동아사이언스 기자sb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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