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청각만의 영역이 아니었다. 감각을 자극하는 경험은 시각으로도 이어졌다. 투명한 유리막 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푸른 조명은 공간에 깊이를 더하고,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형상으로 변하는 빛은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리와 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졌다.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깨우는 경험, 그것도 높은 완성도로 구현된 감각의 자극이 얼마나 강력한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지난 9일 경기도 평택 기아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 마련된 하만카돈 전시는 음악을 듣는 방식을 새롭게 제안했다. 기아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중심으로 캠핑 공간과 거실, 음악 감상실을 구현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일상에는 가끔 방향을 바꾸는 자극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풍경과 익숙한 일상은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음악은 그 틈을 깨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과 연주회장에서 특별한 감동을 찾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꼭 그런 공간만이 정답은 아니다. 좋은 소리와 몰입할 수 있는 환경만 갖춰진다면 어디든 자신만의 음악 감상실이 될 수 있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하만카돈 하모니 캠핑 존’에는 PV5와 함께 스피커와 조명, 캠핑 가구가 배치돼 있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꾸며진 공간인데도 시선은 어느새 차량보다 공간 전체를 향했다.
하만카돈은 이번 협업에서 오디오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핵심은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것인가에 있었다. 캠핑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는 하만카돈 대표 제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원형 디자인이 특징인 ‘오라 스튜디오 5’는 투명한 돔 형태의 외관 속에서 은은한 조명을 뿜어냈다. 주변에는 루나, 고 플레이 3, 오닉스 스튜디오 8 등 휴대용 스피커 제품들이 배치돼 캠핑 분위기를 완성했다.
낮 시간이라 조명의 존재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투명한 유리막 안에서 퍼지는 푸른빛은 공간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았다. 특히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다르게 반사되며 입체적인 느낌을 만들어냈다. 밤이 되면 분위기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만 관계자는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사운드와 라이팅을 결합해 프리미엄 아웃도어 경험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실제 음악이 재생되자 공간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공간 전체를 감쌌다. 보컬의 숨소리와 악기 울림이 또렷하게 전달됐고, 음 하나하나가 공간을 부드럽게 채웠다. 캠핑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으니 어느새 실제 캠핑장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차량과 오디오의 연결 방식이다. 대부분 캠핑장에서 음악을 즐기려면 별도 전원이나 보조배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PV5의 V2L 기능이 전력 공급을 담당했다. 차량이 하나의 이동식 발전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덕분에 휴대용 스피커 수준을 넘어 보다 풍부하고 안정적인 사운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 대한 부담 없이 조명과 오디오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전기차 기반 캠핑의 장점으로 다가왔다.
기아 관계자는 “실제 캠핑 환경에서도 차량 전력을 활용해 스피커와 조명, 다양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전기차가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하만카돈 하모니 캐빈 존에서는 음향 구현의 완성도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하만카돈 브랜드 블라썸 색상으로 랩핑된 PV5 카고 모델의 적재 공간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꾸몄다. 화물을 실어야 할 공간이 작은 음악 감상실로 재탄생한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소파와 조명, 오디오 시스템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량 내부라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외부와 분리된 독립 공간처럼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음악에 집중하게 됐다.
이 공간의 중심에는 하만카돈 ‘사운드스틱스 5’가 놓여 있었다. 투명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사운드스틱스 5는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새롭게 적용된 앰비언트 조명은 음악에 맞춰 공간을 물들였고, 스피커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음악이 흐르자 조명도 함께 움직였다. 잔잔한 선율에서는 부드럽게 숨 쉬듯 밝아졌고, 리듬이 강해질 때는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양옆에서 들리는 소리뿐 아니라 앞뒤에서 울리는 듯한 입체감도 인상적이었다. 작은 차량 공간이지만 음향적으로는 훨씬 넓게 느껴졌다.
하만 관계자는 “소리를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빛과 공간을 함께 설계해 다중 감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최근 오디오 시장의 트렌드”라며 “이번 전시는 그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거실을 연상시키는 ‘하만카돈 하모니 리빙 존’도 마련돼 있었다. 따뜻한 조명과 오디오가 어우러지며 집 안에서 음악을 즐기는 경험을 구현했다. 기아 관계자는 “PV5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차량”이라며 “하만카돈과의 협업은 PBV가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브랜드 협업 전시는 6월 12일부터 7월 10일까지 약 4주간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에 위치한 기아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전시 공간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전시된 하만카돈 제품을 특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받는다. 제품 옆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구매하면 특별 할인과 함께 문화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