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혐오’ 정치인에 달걀세례…호주소년 영웅 됐다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18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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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도 소년 편 들어…“법은 의원에게 적용돼야”

50명의 생명을 앗아간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사건에서 오히려 ‘무슬림 이민’을 탓한 프레이저 애닝 호주 상원의원의 머리에 날달걀을 던져 항의한 17세 소년이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이 소년은 극우성향 정치 집회에 참석한 애닝 의원의 뒤통수에 대고 날달걀을 ‘탁’ 깨뜨렸다. 이 상황을 담은 소셜미디어(SNS) 영상에는 화가 난 애닝 의원이 소년을 두 차례 구타하는 장면이 나온다. 소년은 곧바로 애닝 의원의 지지자들에게 제압당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소년은 온라인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무슬림이 살해당한 상황에서도 ‘무슬림 혐오 발언’을 한 애닝 의원에게 속 시원한 복수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까지 소년의 편을 들면서 애닝 의원은 더 궁지에 몰리게 됐다.

모리슨 총리는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극우 테러리스트들이 일으킨 뉴질랜드 테러 사건을 이민 때문이라고 하는 애닝 의원의 발언은 역겹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법의 강제성은 바로 애닝 의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닝 의원은 연설에서 뉴질랜드 총기 테러사건의 진짜 원인은 이슬람교 극단주의자들을 수용한 이민 프로그램이라는 주장을 펼쳐 빈축을 샀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아던 총리는 애닝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치스럽다”고 답했다.

현재 후원금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서는 이 ‘달걀 소년’이 치러야 할 법적 비용을 후원하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이 캠페인은 목표액을 훨씬 초과하는 금액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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