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눈감는 학교?’…학생들 항의하자 학교장 축소·은폐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9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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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폭언과 이유없는 폭력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자치회를 통해 건의사항 올리자 학교장이 이를 묵살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 사하구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4월 학생자치회를 열고 교사로부터 들어야하는 욕설과 비꼬는 말, 차별하는 말을 멈춰달라고 건의했다.

뉴스1이 입수한 당시 회의록을 보면 예시도 상세하다. 학생들은 자치회를 통해 교사로부터 들었던 ‘OO학교 학생은 쓰레기다’ ‘한국사람 아니다’ ‘나이많아 보인다’ ‘메기 닮았다’ 등의 비하 발언을 증언했다.

또 ‘다나까’체를 붙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팔을 맞았다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아무 이유없이 교사로부터 뒷통수를 맞고 ‘왜 때리냐’고 물었더니 웃고 갔다는 증언도 있었다.

특히 성적이 비교적 우수한 어느 학생의 학부모가 찾아와 부반장을 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자 교사는 학부모 요청대로 특정 학생을 지목해 부반장을 시켰다는 진술도 나왔다.

또 후보자로 출마하고 싶어했던 다른 학생에게는 ‘너는 부반장 하기에 부족하지 않냐’라면서 대놓고 비꼬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학교 교사들 중에서도 일부 시인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을 ‘O새끼’라고 지칭하거나 ‘너희들이 이러니까 OO학교에 오지’ 같은 비하 발언을 일삼는 교사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급기야 수업 도중에 준비실에 불려가 교사에게 맞은 학생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학교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폭언이나 때리지 말아달라는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최대한 상세하게 메모하고 적어서 결재를 올렸는데 ‘이렇게 결재 올리면 어쩌라는 거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교사들이 심각하게 괴롭히는 행위가 있을 수도 있어서 학교 차원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고했으나 최종 결재 내용에는 학생들의 피해 진술이 모두 빠지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제기하는 모욕적인 발언과 부당한 폭력에 대해 조치를 해 달라는 건의가 학교장까지 올라갔지만 아무런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산교육청은 현재 해당 학교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ㆍ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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