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 탐사’ 첫 도전 中, 달 기지 건설 ‘우주 굴기’ 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9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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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최초로 착륙해 탐사를 벌일 ‘창어(嫦娥) 4호’ 발사에 성공했다. 비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창어 4호는 내년 1월 초 달 뒷면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앞으로 달 유인 탐사는 물론 행성 탐사의 중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달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우주 굴기(崛起)’의 야심을 밝혔다.

8일 새벽 2시 23분. 중국 쓰촨(四川)성 남서부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에서 창어 4호를 실은 우주발사체 ‘창정(長征) 3B호’가 발사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창어 4호는 27일간 비행해 다음달 초 달 뒷면의 남극 근처 아이트켄 분지에 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창어는 중국 고대 전설에서 서왕모(西王母·모든 선녀 신선을 감독한 최고 여신)의 불사약을 훔쳐 달로 달아났다는 선녀의 이름이다.

달은 공전과 자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는 달의 같은 면만 보인다. 1959년 옛 소련의 ‘루나 3호’가 달 궤도에서 찍은 달의 뒷면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지만 어떤 국가도 달 뒷면에 착륙한 적은 없었다. 달 뒷면에서 지구와 교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5월 견우와 직녀가 만난 오작교라는 뜻의 통신중계 위성 췌차오(鵲橋)를 발사해 정상적으로 운행 중이다.

창어 4호는 대기권을 벗어난 뒤 우주발사체에서 분리된다. 이후 태양전지판 날개와 안테나를 펴 달로 비행한다. 달의 150㎞ 고도에서 달 주변을 도는 궤도 비행을 한 뒤, 이어 착륙 준비를 위한 고도 15㎞ 지점으로 향하는 타원형 궤도 비행을 한다. 중국 측은 창어 4호가 달 궤도 비행을 하는 기간은 약 15일이라고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우주과학기술집단의 창어 4호 총설계사 쑨저저우(孫澤洲) 씨는 “창어 4호는 달이 밤일 때 달 궤도에 도착한다. 탐사선이 착륙해 순조롭게 탐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태양광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어 4호가 무사히 착륙하면 무인로봇 탐사차가 탐사 활동을 시작한다. 지구에서는 대기권에 가로막혀 탐측이 불가능한 저주파 라디오파를 분석해 별이 소멸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자기장, 별과 별 사이에 있는 물질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달의 앞면과 달리 운석 충돌구(크레이터)와 협곡, 절벽이 많은 달 뒷면의 토양 성분을 수집해 지질 조건을 분석한다.

이뿐 아니라 온실환경을 만들어 감자와 애기장대 등 씨를 발아시키고 달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우는 과정을 관찰한다. 파리 등 곤충 알을 부화시켜 성장시키는 실험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달이나 외계 행성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가늠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앞으로 달 유인 탐사와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달 뒷면의 기지는 미래에 다른 행성 탐사를 위한 중간 환승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달 탐사 계획을 착착 진행해왔다. 창어 1호가 2007년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창어 2, 3호가 각각 2012년과 2013년 달의 앞면에 착륙했다. 중국은 2020년경 창어 5, 6호를 보내 달 탐사 뒤 지구로 돌아오는 임무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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