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황 “北 갈 수 있다”… 폐쇄국가에 변화의 빛을

동아일보 입력 2018-10-19 00:00수정 2018-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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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 “북한에서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전달하자 교황은 “문 대통령이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김정은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교황은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의 방북 초청에 긍정적 답변을 내놓으면서 그 성사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다만 아직은 기꺼이 검토하겠다는 수준이어서 당장 그 가능성을 점치기는 이르다. 그동안 세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소탈하고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프란치스코 교황인 만큼 절차와 형식을 따지지 않는 파격 방북을 추진할 수도 있다. 교황이 내년 일본 방문이 예정돼 있어 북한도 함께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제 막 얘기를 꺼낸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교황의 방북 의사 표명만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로 가는 여정에 든든한 정신적 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협상을 주선하기도 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회 있을 때마다 남북 화해 노력에 지지를 표명해 왔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에도 교황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열리는 바쁜 와중에도 1시간 가까이 면담시간을 내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시절부터 교황 방북을 추진해 왔다.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방편이긴 했지만 그간 다양한 접촉을 통해 교황청과 교류를 계속해 왔다. 하지만 지금껏 교황 방북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실질적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북한 체제의 한계 때문이었다. 북한엔 가톨릭 신자가 극소수에 불과하고 성당도 ‘쇼윈도’에 불과한 장충성당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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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려면 북한 정권은 최소한 주민들에게 종교와 선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종교는 인간정신의 건강한 기능을 대표한다. 종교의 자유야말로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북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돼 북한이 자유로운 영혼들의 땅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북한#방북#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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