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준의 여기는 도쿄] 쑥스러운 1승…E-1 챔피언십 북한전 자책골로 1-0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5시 45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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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겼지만 웃지 못하는 신태용 감독

이재성·이창민·고요한 활발한 움직임
문전 패스미스·슛 연결 마무리 아쉬움
A매치 데뷔 진성욱, 공격옵션 재발견
16일 일본과 우승 놓고 마지막 한판

불운이 행운으로 바뀌자 그토록 기다리던 승리가 찾아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전에서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중간성적 1승1무를 기록했다. 9일 중국전(2-2)에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지만 이날 승리로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지독히도 득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어렵게 만든 골 찬스에서 공이 연달아 골대를 빗겨나갔다. 골대도 때렸다. 그러나 상대의 어이없는 실수 덕분에 승리를 낚아챘다.

신태용 감독은 10월 해외파 주축의 유럽 원정에서 선보였던 스리백을 다시 들고 나왔다. 동시에 중국전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았던 인원들을 대거 주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권경원(톈진 취안젠)∼장현수(FC도쿄)∼정승현(사간 도스)이 문전을 지켰고, 김진수(전북 현대)∼정우영(충칭 리판)∼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고요한(FC서울)이 중원을 책임졌다.

관심을 모은 공격진은 기존과 달리 세 선수가 짐을 나눠졌다. 이날 경기가 A매치 데뷔전이었던 진성욱(제주)이 전방에 섰고, 김민우(수원 삼성)와 이재성(전북)이 양 날개를 맡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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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일 일본전(0-1 패)처럼 두꺼운 수비벽을 다시 세웠다. 일본전보다 더욱 철저하게 문을 걸어 잠궜다. 이를 잘 알고 있던 한국도 다양한 루트를 활용해 빈틈을 찾았다. 이재성, 이창민, 고요한 등이 쉼 없이 중원을 누비며 기회를 엿봤다.

다만 마무리가 완벽하지 못했다. 문전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번번이 끊겼다. 더불어 상대수비를 끌고 나오게 만드는 과감한 슛 시도도 부족했다.

1승을 향한 투지는 초반부터 발휘됐다.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다. 전반 22분 김민우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이어받아 왼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6분 뒤엔 이창민이 문전을 단독으로 돌파해 몸을 날리며 공을 때렸지만 골대 옆을 살짝 빗겨나갔다.

전반 37분에는 진성욱의 발리슛이 또 다시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역시 흐름이 비슷했다. 다만 촘촘하던 북한의 수비공간이 넓어지면서 우리 선수들이 자주 빈 공간을 파고들며 더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북한이 흔들렸다. 이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후반 19분 김민우가 올린 크로스가 북한 수비수 리영철의 발끝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기를 잡은 신태용 감독은 곧바로 추가 승부수를 띄웠다. 김신욱(전북)과 이명주(서울)를 동시에 투입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북한 역시 후반 중반부터 3명을 연달아 교체해 반전을 노렸지만 한 번 기울어진 추는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1승1무(3득점·2실점)의 한국은 같은 날 중국을 2-1로 꺾고 2연승을 내달린 개최국 일본과 16일 오후 7시15분, 대회 2연패이자 통산 4번째 우승을 놓고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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