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포수 수집은 2군을 위한 포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3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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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흥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이 삼성 이적을 선택한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27)을 지목했다. 이흥련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음에도 결행했다. 포수 자원이 풍부한 두산에서 굳이 이흥련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바깥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두산 내부적 사정을 놓고 보면, 합리적 결정이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2016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포수 고민을 밝혀왔다. “2군에 포수가 없다.” 양적으로도 부족하고, 질적으로도 2군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포수가 필요하다는 아쉬움으로 들렸다.

포수는 다다익선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KBO 정서에서 특정 포지션에 구멍이 나면 트레이드로 메우기가 매우 어렵다. 약점 포지션을 보강시켜주기를 원치 않는 타 팀들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롯데가 이대호가 떠난 뒤, 몇 년째 1루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희소성이 강한 포수 포지션이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두산의 이흥련 지명은 선제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두산이 양의지라는 A급 포수를 거느리고 있지만 부상을 달고 다닌다. 두산은 백업포수 옵션을 넓혀놓을 필요성이 절실한데 올 시즌 잘해줬지만 박세혁(26)은 아직 다듬을 구석이 없지 않다. 최재훈(27)은 2016시즌 생각보다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다. 통산 1군에 포수 3명이 뛴다면 2군을 맡아줄 중량감 있는 포수가 1명 있으면 이상적이다.

이흥련은 2016시즌 삼성 포수로서 381.1이닝을 책임졌다. 이흥련을 빼내 와서 삼성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또 포수 옵션이 많다는 것은 향후 트레이드 정국에서 두산에 유리한 입지를 제공할 여지도 있다. 2016시즌 우승 멤버가 거의 고스란히 남을 두산의 상황에서 즉시전력감보다 미래를 위한 포석이 이흥련 지명을 불러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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