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들, 50주년 행사서 “우리 모두 잘 해냈다”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2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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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들이 파독 5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기념식을 가졌다. 낯선 땅에서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간을 보냈던 이들은 “우리 모두 잘 해냈다”며 서로를 위로하고 눈물을 흘렸다.

21일(현지 시간) 독일 에센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파독 간호사 50주년 기념행사’에는 파독 간호사와 가족, 현지 교민과 정치인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등 한국에서 온 주요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국이 산업화 과정에 있던 1966~1976년에 독일로 온 간호사는 1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근면성과 빼어난 일솜씨로 독일 현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며 번 돈을 한국에 송금해 한국의 외화벌이에도 톡톡히 이바지했다.

파독 간호사들은 힘들었던 시절을 돌이키며 눈물을 흘렸다. 1967년 처음 독일 땅을 밟았던 이길순 씨(72)는 “고생했던 것, 우리가 못 살았을 때 독일에 왔던 것, 지금은 다 지나간 50년 세월”이라며 “(파독 간호사)친구들과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최고령 파독 간호사인 김연숙 씨(86)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파독 간호사의 대부’로 불리는 이수길 박사(88)도 참석했다. 그는 한국 간호사들이 독일에 파견됐을 때 독일 마인츠 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며 간호사들의 집단취업을 주선했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행사장을 찾은 그는 “50년 뒤에도 다시 모여서 이런 좋은 자리를 만들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을 통해 “여러분이 흘린 땀과 눈물은 양국 관계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정진엽 장관은 방문록에 “국가가 어려울 때 오셔서 나라 발전의 선봉에 서신 여러분의 땀과 열정을 존경한다”고 적었다. 정 장관은 파독 간호사 20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앞서 진행된 국민의례 행사에선 참석자들이 애국가와 독일 국가를 연이어 제창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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