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의 모함·폭언으로 생긴 스트레스 장애, ‘업무상 재해’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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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2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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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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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의 모함과 폭언에 시달리다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 경우,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30대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한 사회복지재단에서 근무하던 A 씨는 2013년 11월 동료 직원 B 씨에게 폭언을 들었다.

B 씨는 자신의 업무용 파일을 김씨가 지웠다고 지목하며 폭언했다. 이어 다른 직원의 업무용 파일이 삭제된 것도 김 씨의 소행으로 몰아세웠다.

A 씨는 재단 측에 자신의 결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단 측은 파일 삭제자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했다. 오히려 김 씨의 반응을 과민하다고 여기기도 했다.

A 씨는 동료들과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껴 병원을 찾았고 병원은 A 씨에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내렸다. 그러자 A 씨는 2014년 2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은 같은 해 6월 “검토 결과 김씨가 주장하는 업무상 스트레스는 통상 업무에서 있을 수 있는 갈등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업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A 씨는 지난해 1월 소송을 냈고,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사는 "A 씨는 B 씨와 사건 이후 대인관계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재단 측의 미온적 대처까지 겹치면서 스트레스 장애가 발병·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건 내용이나 진행 경과로 볼 때 통상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사건 내지 갈등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A 씨의 업무와 스트레스 장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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