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홍승만 씨(47)가 29일 경남 창녕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시신으로 발견됐다. 전주교도소에서 귀휴했다가 복귀하지 않고 잠적한 지 8일 만이다. 그동안 무기수 홍승만은 추적을 피해 강원 부산 울산 경남지역 일대를 넘나들었지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실한 귀휴제도와 교정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비극적 결말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기수 홍승만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 20분경 창녕군 장마면 산지리 성지산 중턱에서 발견됐다. 자신의 바지로 나무에 목을 맨 상태였다. 무기수 홍승만이 자살 전 머물렀던 산 근처 사찰 방에 남겨진 가방에는 현금 80만 원과 옷가지, 유서로 보이는 메모 등이 있었다. 메모에는 ‘어머니 형님 누님 막내 동생,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 씨(펜팔 애인) 먼저 갑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또 ‘누굴 원망하지도 말자. 세상에 사랑에 아등바등 구걸하지 말자.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라는 글귀도 있었다.
앞서 무기수 홍승만은 25일 경남 양산에서 이 사찰 주인 A 씨(81·여)를 우연히 만났다. 이날 오후 1시경 A 씨는 통도사 앞을 걸어가다 발을 헛디뎠고 마침 홍 씨가 그를 부축해줬다. 홍 씨는 “절에 산다”는 A 씨의 말에 며칠간 머물 것을 요청했고 A 씨가 승낙해 함께 창녕으로 이동했다. 사찰에 머물던 홍 씨는 27일 오전 10시 반경 성지산을 바라보며 A 씨에게 “등산을 가도 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산으로 올라갔고 이후 소식이 끊겼다. 경찰은 29일 오전 A 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서 홍 씨의 시신을 찾았다.
앞서 교정당국은 3월 홍 씨가 모범수라는 이유로 교도관 동행 없이 4박 5일간의 귀휴를 결정했다. 또 잠적 직후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며 신원 공개를 거부하고 ‘72시간 자체 수사권’을 주장하며 경찰과의 공조에 소극적이었다. 홍 씨가 줄곧 대중교통을 이용한 만큼 초기에 검문검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충분히 검거할 수 있었고 그의 생명도 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기수 홍승만 시신 발견.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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