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 4대그룹 올 배당금 절반 3조8000억 챙겨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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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호응해 기업들이 잇달아 배당 규모를 늘린 가운데 외국인투자가가 올해 4대그룹 배당금의 절반가량인 3조8000억 원을 챙겨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조 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22일 재벌닷컴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그룹 상장사들의 2014회계연도 배당금을 집계한 결과 올해 배당총액은 7조730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8.1%(1조6937억 원) 늘었다.

이 중 외국인이 3조8128억 원을 받아 4대그룹 전체 배당금의 49.3%를 챙기게 됐다. 지난해(2조8297억 원)에 비해 34.7%(9832억 원) 증가한 규모다. 삼성그룹에 투자한 외국인은 지난해보다 39.4% 늘어난 2조1764억 원을 손에 쥐게 됐고, 현대차그룹에 투자한 외국인은 41.6% 늘어난 7559억 원을 받는다. 외국인 주주에 이어 해당 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챙겨 가는 배당금이 1조5862억 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보다 24.6% 증가한 규모다.

4대그룹 총수와 직계가족이 손에 쥐는 배당금도 지난해 2729억 원에서 올해 3982억 원으로 45.9% 늘었다. 이 중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족의 배당금이 지난해 1354억 원에서 올해 2221억 원으로 64%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이에 비해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타 주주들의 배당금은 작년 1조2140억 원에서 올해 1조3786억 원으로 1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투자가나 총수 일가족의 배당금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업이익을 가계소득으로 돌리려는 취지로 추진한 배당 확대 정책이 외국인과 총수 일가족만의 ‘배당잔치’로 끝나고 소액주주들은 ‘들러리’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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