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20>詩云周雖舊邦이나 其命維新이라 하니 文王之謂也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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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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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力行之하시면 亦以新子之國하시리다

전국시대의 등나라는 영토가 사방 50리에 불과했다. 부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등나라 문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맹자는 仁政을 베푼다면 王天下하려는 사람의 스승이 되어 천하에 은택을 끼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경’ 大雅(대아) ‘文王’편을 인용해, 오랜 전통이 있는 나라라고 해도 혁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詩는 ‘文王’편을 말한다. 이 시는 ‘대학’에도 인용되어 있다. ‘周雖舊邦이나 其命維新이라’는 말은 ‘주나라가 后稷(후직) 이래 제후의 나라로서 오랜 전통을 지녔지만 天命을 받아 군주가 되어 천하를 다스리게 된 것은 극히 새롭다’라는 뜻이다. 命이란 天命을 말한다. 文王之謂也는 ‘문왕 그를 두고 하는 말이다’로, ‘시경’ 시편의 내용이 바로 문왕을 가리킨다는 뜻이다. 문왕은 생전에 제후로서 西伯(서백)이라 일컬어졌으나 그가 죽고 나서 아들 武王이 易姓革命(역성혁명)을 완수한 뒤 문왕으로 추존되었다. 하지만 문왕 생전에 이미 천하의 3분의 2를 차지하여 天命이 주나라로 기울었으므로 ‘그 천명은 극히 새롭다’라고 한 것이다. 子는 ‘그대’라는 뜻의 2인칭이다. 주자(주희)는 제후로서 즉위한 지 한 해를 넘기지 않은 사람을 가리키는 칭호라고 보았다. 力은 ‘힘써’라는 뜻의 부사이다. 行之는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는 토지제도와 조세제도를 실행하고 인륜을 밝히는 교육을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亦以新子之國은 ‘역시 그로써 왕(그대)의 나라를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維新의 뜻은 참으로 깊다. 朴世堂(박세당)은 문왕이 그 백성을 새롭게 하여 백성이 새롭게 되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에 주나라가 비록 오래되었지만 백성들이 새롭게 되어 하늘이 문왕에게 명한 것이 또한 새로웠다고 풀이했다. 군주는 백성을 새롭게 하는 공을 이루어 군주로서의 도리를 다하여야 億兆(억조) 민중의 추대를 받게 된다. 민심의 所在를 모르면서 천명의 所在를 어찌 알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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