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45>曰寡人之유는 方四十里로되 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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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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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宣王(선왕)은 옛날 주나라 문왕이 사냥하며 武藝(무예)를 익힌 동산이 사방 70리였다고 하는데 문왕의 동산이 그토록 컸느냐고 물었다. 맹자는 당시 백성은 크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제선왕은 자신의 동산은 문왕의 동산보다 훨씬 작아 사방 40리인데도 백성이 크다고 불평하는 이유는 어째서인가 물었다. 맹자는 백성이 군주의 동산에 대해 크기를 운운하는 이유는 군주가 동산을 백성과 공유하지 않아서 그런다고 환기시켰다.

寡人은 寡德之人(과덕지인)으로, 제후의 일인칭이다. 猶는 ‘오히려’이다. 以爲는 ‘…라고 여기다’로, 爲는 판단동사이다. 芻요者(추요자)는 꼴 베고 나무하는 자란 뜻이다. 芻와 요는 본래 명사이지만 동사로 품사가 전성되었다. 雉兎者에서 雉와 兎도 본래 명사이지만 동사로 품사가 전성되었다. 往焉의 焉은 ‘그쪽으로 …하다’는 뜻을 포괄한다. 與民同之의 之는 동산을 지시한다. 民以爲小의 以爲도 ‘…라고 여기다’이다. 不亦宜乎는 ‘아무래도 역시 마땅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문하여 강하게 긍정하는 어조를 드러낸다.

제선왕은 군주로서 큰 동산을 경영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더구나 자신의 동산은 문왕보다 작지 않느냐고 항변했지만, 맹자는 與民同之를 기준으로 삼아 그 논점을 부정했다. 與民同之는 공간의 공유를 뜻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앞서 나온 與民同樂(여민동락)의 이상과 통한다. 시민을 보호하고 시민과 즐거움을 함께할 때 권력의 정당성이 비로소 성립할 수 있으리란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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