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인&아웃]‘찜통’ 중앙청사 공무원 서로 시샘

입력 2004-07-25 18:46수정 2009-10-0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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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청사가 부럽다.”(통일부 당국자)

“아니다. 구관(舊館)이 명관(名館)인 점도 있다.”(외교통상부 당국자)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정부중앙청사(1970년 완공)와 별관(2002년 완공)에 근무하는 공직자들이 요즘 서로 주고받는 얘기들이다.

국무총리실 행정자치부 통일부 등이 위치한 중앙청사와 외교통상부가 입주한 별관은 “여름철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를 유지하라”는 국무총리의 지침에 따라 냉방이 공급된다. 하지만 실제 이 규정을 지키다 보면 컴퓨터가 들어찬 사무실 공간은 3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으로 변하기 일쑤다. 냉방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오후 6시 전후에는 공직자들이 개인용 선풍기를 틀어놓고 야근하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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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청사 관리를 맡는 행자부 청사관리소측은 요지부동이다. 에너지 절약을 중앙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다. 한 관계자는 “온도 관리는 온도 측정 센서를 사무실 160cm 높이에 층마다 11∼16개씩 설치해 규정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단체의 감시활동도 만만치 않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모 단체 회원들이 온도계를 들고 청사를 방문해 실내온도를 측정한 뒤 규정보다 전기를 많이 썼다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더위와의 싸움’이 본격화되자 구 청사 직원들은 업무차 외교부 청사에 들러 “외교부 건물이 한결 더 시원하다”며 부러움을 표시한다.

그러나 외교부라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물 모퉁이에 있는 국·실장 사무실은 창문이 양쪽으로 있는 탓에 온실효과가 발생한다. 몇몇 국장은 냉방 사정이 나은 옆방에서 ‘출장 결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더욱이 신 청사의 첨단시설이 화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들은 최근 엘리베이터가 짧게는 10∼15초씩 또는 길게는 1, 2분간 멈춰서는 바람에 가슴을 졸이는 상황을 몇 차례 겪어야 했다. 일각에서는 “국장과 심의관은 같은 엘리베이터 타지 말라. 동시에 사고가 생기면 결재자가 없다”는 ‘뼈 있는 농담’까지 나돌 정도다.

행자부측은 “안전장치가 2중 3중 장착된 현대식 엘리베이터의 센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운행 중단 사고가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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