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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 살기]『자연과 3년…아내 건강 되찾았어요』

입력 1999-01-18 19:32업데이트 2009-09-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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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엔 논두렁, 집 뒤엔 얕은 산을 두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김기황(金起滉·49·서울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경장) 이화자(李花子·46)씨 부부. 새들의 노래소리에 아침 잠을 깨고 길게 늘어서는 앞마당의 산그늘로 하루 해가 지는 것을 안다.

이곳은 경기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3년 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아파트를 떠나 이사온 곳이다. 대지 3백평에 건평 50평의 단층집. 마당엔 40여그루의 나무를 심고 조경석도 몇점 들여 놓았다. 아파트를 팔고 저축했던 돈을 합쳐 마련한 2억원이 들어갔다.

이 집은 조립식 주택. 그러나 내부 동선은 아파트만큼 편리하다. 아파트 평면도를 본떠 설계했기 때문이다. 정남향 집 앞 뒤로는 통유리창을 설치해 집 앞뒤의 자연풍광을 그대로 집안에 옮겨 놓았다.

“서울에 살 땐 몸의 이곳 저곳 쑤시는 곳이 많고 계절 바뀔 때마다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여기 와서는 약을 먹은 기억이 드물어요. 요즘은 병원을 잊고 살지요.”

김씨 부부의 ‘탈서울’ 이유는 바로 건강 때문이었다. 허약한 부인 이씨는 이곳에 온 뒤 채소를 기르며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씨는 집 옆에 자그마한 텃밭을 일구고 고추 셀러리 토마토 가지 치커리 상추 부추 등 10여종의 채소를 길러낸다. 이씨는 이것들을 철따라 식탁에 올리는 재미에 ‘쏙’ 빠졌다.

출근길(50여㎞)도 생각보다는 멀지 않다. 김씨는 “넉넉잡고 1시간인데 큰 불편을 모르고 다닌다”고 말한다. 가장 걱정했던교통비는 디젤엔진 승용차로 바꾸는 것으로 해결했다.

현재 집 주변에는 주택이 단 3채 밖에 없다. 방범은 별 걱정거리가 되지 않아 현재는 카메라가 장착된 인터폰만 설치한 상태다. 그러나 곧 큰 도로 2개가 들어서면 ‘밤손님’예방에도 신경을써야할것같아 무인경보장치를 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이보다 김씨부부가 더 마음을 쓰는 부분은 이웃과 더불어 살기. “처음엔 원주민들과 서먹서먹했어요. 가까워지기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끝에 이웃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학원 강사였던 이씨는 경험을 살려 2년 전부터 중학생 4명에게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 물론 수업료는 받지 않는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철따라 도토리묵이며 은어튀김 김장거리 등을 아이들 손에 들려 보낸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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