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상대로 ‘날씨 조작’이라는 무모한 도박을 벌이는 인물은 전직 영국 첩보요원 어거스트 드 윈터(숀 코네리). 첩보요원 존 스티드(랄프 파인즈)와 기상학자 엠마 필(우마 서먼)이 팀을 이뤄 그를 막는다는 스토리다.
날씨를 마음대로 조작하여 인공적으로 비나 눈 안개 태풍 등을 만들거나 없애는 일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현실’이다.
‘기상 제어’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과 일본. 특히 미국은 냉전 시대에 소련의 기상제어 기술에 자극받아 급속도로 연구가 진행된 상태다.
미국은 폭격기를 이용해 허리케인 속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려 세력을 약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가, 진로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예상치 않은 지역에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기상제어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비나 눈이 올듯 말듯한 구름에 자극을 가해 원하는 기상 상태를 만드는 것. 구름은 매우 작은 물방울의 집합체인데, 빙점 아래에서도 얼지 않고 물 상태를 보존하는 물방울을 ‘과냉각 구름 입자’라고 부른다.
수분을 듬뿍 머금은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나 액화탄산, 요오드화은 등을 뿌려서 급격히 온도를 낮추면, 과냉각 구름 입자가 얼어 ‘빙정(얼음 결정)’이 된다. 빙정을 중심으로 다른 구름입자가 잇달아 흡수되면 점점 무거워져 눈이나 비로 지상에 떨어진다. 따라서 드라이아이스나 액화탄산을 이용하면 눈이나 비가 필요한 곳에 알맞은 양을 내리게 할수 있다.
지상에 낮게 깔린 물방울 입자를 액체 탄산으로 동결시켜 커지게 만들면 안개를 없앨 수도 있다. 이 방법은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기상제어’ 기술은 적국에 기상 재해를 불러일으켜 큰 피해를 주는 전쟁무기로 악용될 수도 있다.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할 것이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jsjeong@sensor.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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