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동아사이언스]미소지을땐 왼쪽 뇌가 관장

  • 입력 2001년 5월 16일 18시 19분


미소일까 비웃음일까 .모나리자의 알 수 없는 표정은 우뇌와 좌뇌의 합작품일지 모른다.
미소일까 비웃음일까 .모나리자의 알 수 없는 표정은 우뇌와 좌뇌의 합작품일지 모른다.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런 눈으로 욕하지마.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난 왼손잡이야” 패닉의 ‘왼손잡이’란 노래가사입니다. 7000여명의 현직 국어교사가 회원으로 있는 ‘전국국어교사모임’이 최근 만든 중학교 1학년 국어 보조교재에는 패닉의 이 노래가사가 실려 있습니다. 다르다고 따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죠.

그러나 오랫동안 오른쪽은 옳고 왼쪽은 그른 것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영어에서 왼쪽을 뜻하는 형용사 ‘sinister’가 ‘사악한’ ‘불길한’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오른쪽을 뜻하는 ‘dexterous’는 ‘손재주가 있는’ ‘민첩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데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왼손잡이가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차별’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왼쪽에 대한 논쟁은 과학에서도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우뇌가 인간의 감정을 관장한다고 말합니다. 뇌는 반대쪽 몸의 운동을 책임집니다. 그래서 왼손잡이는 감성적 측면이 강해 예술가적 소질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초상화에 왼쪽 얼굴이 많은 것도 화가나 사진사가 웃으라고 할 때 감정을 다스리는 우뇌가 작용해 무의식적으로 왼쪽 얼굴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뇌 손상을 입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 감정은 좌뇌, 부정적 감정은 우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기분이 좋을 땐 좌뇌가 관여해 미소를 지을 때 오른쪽 입술이 더 많이 움직이고, 반대로 기분이 나쁠 때 입술이 치켜올라가는 쪽은 우뇌의 영향을 받는 왼쪽이라는 것이죠. 눈을 감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을 상상하며 입술을 움직이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표정이 될 때 눈을 뜨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는 이 두가지 이론을 종합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즉 감정을 주로 담당하는 것은 우뇌이지만 좌뇌도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이른바 사회적 감정에는 관여한다는 것입니다. 좌뇌는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좋은 감정을 강화하고 나쁜 감정은 억제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오른쪽, 왼쪽 모두 다 의미가 있는 셈입니다. 원래 오른쪽과 왼쪽은 상대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평생 친구 아닙니까.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