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휴대전화 벨소리 예술이네!

  • 입력 2002년 2월 25일 22시 43분


스무살 여고 동창생 5명. 고깔모자를 쓴 사람 앞에는 케이크가 하나.

“자, 자, 준비 됐지? 핸드폰, 핸드폰.”

고깔모자를 제외한 4명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버튼을 누른다. 화음으로 울려퍼지는 생일 축하곡에 맞춰 고래고래 이어지는 노래.

“축하합니이다 축하합니이다 당신의 새앵일을 축하합니다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한 장면이다.

요즘의 휴대전화 벨소리는 전화가 왔다는 ‘신호’뿐만 아니라 음악 감상용으로도 쓰일 수 있을 정도다. ‘16폴리’ 단말기가 일반화됐고 이달에는 ‘40폴리’ 단말기도 선을 보였다. 콘텐츠 업체들도 단말기의 진화에 맞춰 다양한 벨소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단말기야, 오디오야?〓‘16폴리’는 16가지 음이 동시에 나오는 것. 휴대전화가 벨소리를 낼 때, 화음 효과를 위해 여러 음을 겹쳐 출력시켜 준다. 이러한 단말기는 음을 만들어내는 음원칩과 소리를 재생해주는 라우드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다. 음의 높낮이와 강약만 조절되는 단음 단말기와 달리 소리가 ‘입체적’으로 들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노래방 반주 수준의 음향이 가능한 16화음 멜로디폰 단말기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40폴리 단말기를 선보였다. 재즈 힙합 클래식 태교음악 자연음 등이 기본 벨소리로 내장돼 있으며 오디오 수준의 음악을 벨소리로 즐길 수 있다. 올 연말에는 64화음 음원칩을 내장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

LG전자도 2000년 5월에 하모니카 트럼펫 등 7가지 악기소리를 낼 수 있는 4폴리 단말기, 지난해 12월에 16폴리 단말기를 선보였으며 올 상반기중 40폴리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화려해지는 벨소리〓단말기 수준에 맞춰 콘텐츠 업체들도 발빠르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4화음 단말기가 나왔을 때는 잔잔한 화음의 CM송이, 16화음 단말기에 맞춰서는 사람의 음성을 활용한 벨소리 등이 개발되는 식. 40화음 단말기는 32화음은 멜로디를, 8화음은 효과음을 넣을 수 있어 전자음악, 하드코어풍 음악 등을 만들 수 있다.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는 연 시장규모가 700억원선. 야호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년간 벨소리 다운로드 1억회 달성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인기 벨소리는 드라마 삽입곡. 통상 인기 가수의 최신곡이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해 왔으나 요즘은 가수들이 새 음반을 잘 내지 않는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겨울 연가’ ‘피아노’ ‘여우와 솜사탕’ 등 드라마에 나왔던 음악들이 10위권에 대거 진출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목소리벨’도 인기. 목소리벨은 16폴리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전화가 오면 드라마 ‘여인천하’의 경빈 목소리로 ‘뭬야!’라는 말이 들리는 식이다.

그 외 통화하는 동안 배경음이 나오는 서비스, 자신이 작곡한 곡을 벨소리로 만들어주는 서비스, 벨소리와 캐릭터를 함께 다운로드 받는 서비스 등도 있다.

▽다운로드 받는 법〓휴대전화로 ARS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 서비스업체번호(011, 016, 019 등) 뒤에 700-5782(야호커뮤니케이션), 700-5857(다날) 등 벨소리 업체 전화번호를 누른 후 안내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다운받는 동안 30초당 50원씩 정보이용료가 붙는다. 각 이동통신사의 웹사이트(www.nate.com, www.itouch017.com, www.magicn.com, www.ez-i.co.kr 등)에 접속해 인터넷으로 다운받을 수도 있다. 건당 단음은 250원선, 16화음은 350원선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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