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42>子貢이 問曰, 鄕人이 皆好之면 何如…

  • 입력 2009년 10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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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 대한 평가는 衆論(중론)이나 輿論(여론)에 휩쓸리기 쉽다. 공자는 ‘논어’ ‘子路(자로)’에서 제자 子貢의 질문에 답하여, 衆論과 輿論을 주도하는 사람의 善惡 여부에 따라 여론이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鄕人은 고을 사람이다. 많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何如는 ‘어떻습니까’이다. 앞의 何如는 ‘그렇다면 그를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뜻을 지니고, 뒤의 何如는 ‘그렇다면 그를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뜻을 지닌다. 이에 대해 未可也는 아직 그렇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不如∼는 비교의 구문으로, 전자보다 후자가 낫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인조 때 학자 趙翼(조익)은, 현인과 군자가 세상에 나오면 같은 덕을 지닌 사람끼리는 반드시 친하게 지내기 마련이지만, 한편으로는 질투하고 시기하는 자도 있어 필연적으로 그들과는 氷炭(빙탄)의 관계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좋아하는 자도 없고 미워하는 자도 없다면 그런 사람은 군자가 아니라 鄕愿(향원)일 따름이다.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 반드시 좋아하고 그릇된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미워하는 그런 인물이어야 비로소 군자일 것이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恒德(항덕)을 지닌 사람이 적절한 사실판단을 내릴 때 비로소 인물 평가가 사회조직의 추동력으로서 기능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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