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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2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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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유형은 서양 여성보다 훨씬 다양해 수입 자궁경부암 백신으로는 충분히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가 부산지역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 134명의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를 유형별로 정밀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가장 많은 바이러스로 알려진 HPV 16형과 18형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35, 51, 58형도 상당수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HPV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유형이 100가지가 넘지만 이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바이러스는 16, 18, 31, 35, 39, 45, 51, 58, 59, 68, 73, 82형의 12가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부에 따르면 16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이 114명(41.5%)으로 가장 많고, 18형 51명(18.5%)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58, 51, 35형도 각각 38명(13.8%), 24명(8.7%), 23명(8.4%)으로 조사돼 이들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쓰이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가다실(MSD)’과 ‘서바릭스(GSK)’로 모두 수입품이다. 이들 백신은 주로 16형과 18형을 막아준다. 이 중 가다실은 6형과 11형도 추가로 막아주지만 35, 51, 58형에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
김성순 국립보건연구원 에이즈·종양바이러스팀장은 “비록 이번 연구가 성매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지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바이러스가 국가마다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35, 51, 58형에 대해서도 추가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에서는 16, 18, 45형이 우세하지만 남아시아지역의 경우 16, 18, 58형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부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감염자 중 1∼10%가 재감염되며 이 중 1∼5%가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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