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뉴욕 특파원의 글로벌 뷰]美서도 안팔리는 미국車… 트럼프의 보호무역 약발 먹힐까

박용특파원 입력 2017-07-25 03:00수정 2017-07-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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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신차 판매량 8년만에 감소
GM, 6개 차종 생산중단도 검토… 2주 여름휴가 5주까지로 늘려
트럼프, 철강수입 규제 조치 밝혀… 전문가들 “자동차업계에 피해” 비판
美우선주의가 ‘일자리 킬러’ 될수도

박용 뉴욕 특파원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 5km 떨어진 GM 햄트래믹 공장은 요즘 활기를 잃었다. 뷰익 라크로스, 시보레 임팔라, 캐딜락 CT6, 시보레 볼트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의 올 상반기(1∼6월)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줄었다. 재고가 쌓이자 GM은 통상 2주인 여름휴가를 올해 최대 5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판매가 크게 늘어난 GM의 중형세단 말리부 생산기지인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의 GM 페어팩스 생산라인도 긴 여름휴가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말리부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9.9% 감소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간까지 선포하며 미국 제조업 부흥을 목청껏 외치고 있지만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안방에서조차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GM은 안 팔리는 일부 차종의 생산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2일 GM이 시보레 볼트 하이브리드, 뷰익 라크로스, 캐딜락 CT6와 XTS, 시보레 임팔라와 소닉 등 6개 차종의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 등의 인기가 높아지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에 변화를 주려는 의도다.


미 시장조사회사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신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8년 만에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특히 미국과 한국 차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달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인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판매량은 모두 줄었지만, 일본 3사(도요타 혼다 닛산)의 판매량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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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GM이 2020년 이전에 6개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벌써부터 잔뜩 벼르고 있다. 데니스 윌리엄스 UAW 회장은 “미국 자동차 판매 감소에 따른 공장과 일자리에 대한 잠재적 위협과 관련해 GM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생산, 유통, 판매 분야 종사자 수는 약 150만 명. 미국 자동차업계의 위축은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공세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자동차와 철강 시장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지나친 보호무역 정책이 가뜩이나 어려운 미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려 ‘일자리 킬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철강 관세는 철강 회사에 도움이 되지만 철강을 공급받는 자동차회사에는 피해를 준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수입 규제 움직임을 비판했다.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트럼프 행정부가 15%의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면 부품 등을 수입하는 미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들의 비용이 연간 220억 달러(약 24조64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대당 생산비용이 1000달러 정도 증가해 미국 차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CG는 “미 정책 당국이 무역장벽을 높이기보다 미국 자동차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자동차#보호무역#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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