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부산 사하구 현대아파트

  • 입력 1998년 2월 6일 09시 33분


“어떻게 마련한 집인데….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집에 있어도 하루종일 불안합니다. 빨리 대책을 세워줘야 할 것 아닙니까.” 결혼 15년만에 내집을 마련한 부산 사하구 다대현대아파트 104동 윤영란씨(45). 지난달 30일 밤 느닷없이 아파트 보일러 배기구 내화벽돌이 무너져 내린 뒤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아직까지 보일러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분통이 터진다. 사고후 높이 15m, 가로 세로 1.5m의 임시굴뚝만 설치됐을뿐 피해복구나 이주 및 보상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윤씨는 “일주일째 난방도 안되는 집에서 살다 보니 애들이 감기까지 걸렸다”며 “부실시공이 사고원인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94년 8월 입주한 104동의 2백25가구 주민들은 모두 이번 사고원인이 입주 당시부터 하자가 자주 발생, 마찰을 빚어온 시공사 현대측의 잘못 때문으로 보고 있다. 보일러에서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가스가 배기구 내부에서 폭발한 것이 원인이 아니냐는 현대측의 자가진단을 아무도 믿지 않는 것. 임시방편으로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 등으로 추위를 견디거나 친척집 등에서 ‘대피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 주민들은 부산시 당국과 현대측의 미온적인 대처에 큰 불만이다. 실제로 안전진단 전문기관인 미승C&S㈜가 긴급점검을 한 결과 아파트 복도와 벽 거실바닥 등에 진행성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주민 김광섭씨(43)는 “아파트 곳곳에서 균열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 도저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시급한 대책을 호소했다. 〈부산〓조용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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