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시험 끝난뒤 아버지께 간이식 서산여고 이다솜양

  • 입력 2004년 11월 17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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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잘 치러야 편한 마음으로 아버지께 간을 이식해 드릴 수 있을 텐데….”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17일 오후 충남 서산시 석림동 서산여고 1학년 3반 교실. 이다솜양(18·서산여고 3년·사진)은 긴장된 표정으로 수능을 치렀다.

이양은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은 아버지 경종씨(46)에게 간을 이식해 건강을 되찾아 주는 한편 좋은 수능 성적도 함께 선물로 안겨주고 싶어 정신을 집중했다.

이양은 지난달 삼성서울병원의 조직검사 결과 2녀 중 맏딸인 자신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23일 간이식 수술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양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다. 아버지의 간이식 수술에 최소한 1억원이 필요한 데다 수술 후 재활치료에도 적잖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양의 어머니는 최근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농촌주택을 무료 임대해 이사한 뒤 화장품 외판원으로 힘겹게 살림을 꾸려 가고 있다. 수입이라야 월 60만∼70만원 정도라 두 딸의 학비를 대기에도 빠듯하다.

이양 가족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산여고와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이양 돕기 모금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서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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