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제 사실상 적용” vs “학생부 변별력 없다”

입력 2004-09-13 18:33수정 2009-10-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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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간 학력차이를 반영하는 고교등급제에 대한 교원단체의 피해사례 폭로에 맞서 대학이 반박성 자료를 내는 등 고교등급제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세대가 올해 1학기 수시모집에서 서울 강남권(강남·서초구) 고교 재학생에게 가산점을 준 의혹이 있다며 낙방사례를 공개했다.

▽전교조 주장=전교조는 “자체 조사결과 402명을 모집한 연세대 1학기 수시에서 강남권 5개교에서 36명의 합격자를 낸 반면 서울 비강남권 17개교의 합격자는 8명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의예과의 경우 강남권 고교 출신 합격자의 학생부 석차백분율 분포가 3.4∼9.29%였지만 비강남권은 2.6∼3.6%로 학생부 성적이 더 나은 수험생이 1단계 전형에서 탈락했다는 것.

전교조는 “고교등급제는 최대 입시부정 사건인 만큼 피해 학생을 모아 수시모집 합격 취소 가처분 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반박=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의 변별력은 낮고 서류전형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학생부 석차 분포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자체 학생부 적용 방식에 따르면 전 과목 백분위가 상위 1%인 학생과 상위 10%인 학생 사이에는 학생부 성적 차이가 0.79점에 불과한 반면 서류평가 점수는 수험생별로 이보다 더 벌어진다는 것.

백 처장은 “내신 부풀리기가 심해 올해 1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의 절반이 60점 만점에 58.95점 이상으로 거의 성적차가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에는 많은 교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특정 학교를 우대하라고 지시하지 않는 한 학교 이름을 보고 학생을 평가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학생부 반영 어떻게 되나=연세대측의 주장대로라면 실제 입시 전형에서 학생부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셈이다. 고교등급제란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수 고교 수험생의 내신 불이익을 줄여주는 자체 산출방식이 사실상 간접적인 고교등급제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올해 1학기 수시에서 고려대는 ‘학생부 25%+논술면접 75%’로 뽑았다. 학생부는 절반은 평어(수우미양가), 절반은 석차백분율을 썼고 평어는 수험생간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학생부는 사실상 12.5%만 쓴 셈이다. 결국 논술면접이 당락을 좌우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2008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 비중을 높인다고 해도 대학들이 학생부 9등급의 등급간 점수차를 줄이면 교육부의 당초 정책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원외국어고 김일형 교감은 “대학이 학생부 등 전형요소 비율을 자율 결정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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