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DJ 노벨상 로비說 한나라-청와대 공방 가열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9시 13분


최규선(崔圭善) 미래도시환경 대표가 작성한 문건 보도로 촉발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10일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청와대는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현 정권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겨냥해 대북 뒷거래로 남북정상회담을 산 것 아니냐는 논리로 청와대를 공격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참 부끄럽다. 시중엔 노벨평화상 반납 운동을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로비자금은 국고와 부정비리의 산물임이 분명하다. 대통령이 노벨상 자진 반납 여부를 결정하라”고 압박했고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로비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최씨의) 문건대로 상당 부분 이행되었음을 볼 때 2000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DJ 노벨평화상 만들기’의 일환이었다는 세간의 의혹을 입증하고 있다”며 “노벨상 프로젝트의 전모를 밝힐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노벨상 로비 의혹은 최규선씨의 로비 외에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재단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로비 의혹을 강력 반박했다.

박 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씨는 (문건 작성 당시) 우리와 전혀 관계없는 상태였고 자기 멋대로 그런 문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는 시행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국제사회에서 인정하고 노벨위원회에서도 아무런 반대 의견 없이 선정된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흠집내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또 “한 개인이 만든 문건을 사실인양 검증없이 보도하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다”며 “더 이상 노벨평화상의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더 이상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앞으로 청와대는 근거없는 중상모략에 대해서는 명예를 걸고 대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실장은 루스벨트상 수상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최씨와 협의했다는 보도 내용은 일부 인정했다. 박 실장은 “최씨로부터 닥터 추라는 중국 교수가 김 대통령을 루스벨트상에 추천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문건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루스벨트상 수상을 추진하지 않았고, 루스벨트상과 노벨상은 별개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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