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빅3테너'공연 질서 실종 주최측은 뭐 했나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52분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세계적인 ‘빅3’ 테너가수들의 공연을 보러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갔다. 비디오 테이프나 TV를 통해 공연을 보고 들었을 때의 눈물이 날 만큼의 감동을 기대했던 나의 소망은 순간 허망하게 무너졌다. 공연장 입구의 무질서는 말할 것도 없고, 카드회사에서 카드발급을 권유하는 마이크 소음 등 각종 호객행위에 어안이 벙벙했다.

또한 올림픽 주경기장안에 들어가서 좌석을 찾다가 안내원에게 문의했더니 귀찮은 표정으로 손끝으로 구역만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오후 7시반에 공연이 시작된다고 들었는데 객석은 차질 않았고, 8시가 넘어서까지 좁은 좌석 통로 사이로 오징어를 사라는 판매원이 큰소리로 외치고 다녀도 누구 하나 제지하는 공연 관계자도 없었다.

공연이 시작된 후에도 라면박스를 머리 위로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 등 소란이 끊이지 않아 공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비싸게 구한 A석인데도 무대는 까마득하게 멀어서 가수는 커녕 무대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전광판에 비친 무대 위의 가수들도 혼신을 다해 열창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바로 앞좌석에 앉은 외국인 가족들의 한숨소리가 나를 너무도 부끄럽게 했다. 공연을 주최한 MBC측이 빅3의 명성만을 이용해 값비싼 티켓을 팔고서도 무성의한 처사로 일관한 졸속한 상업주의에 음악팬들은 더욱 분노했다.

추 정 림(서울 강남구 일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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