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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3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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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기자 4명이 아랍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악명 높은 이라크 감옥에 들어갔다 1주일 만에 풀려 나왔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뉴스데이의 매트 매칼리스터 기자와 모이세스 사만 사진기자, 미국의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몰리 빙햄(여) 등 4명은 1일 이라크에서 추방돼 요르단으로 나온 뒤 2일 암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전쟁 발발 직전 요르단에서 관광비자로 이라크에 입국했다 바그다드의 한 호텔에서 체포됐다. 지난달 25일 바그다드의 아부 가라이브 감옥으로 보내진 이들은 “매초마다 생명의 위협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매칼리스터=매일 밤 나와 마주보는 방의 이라크 죄수들이 끌려나갔다. 그리고 얼마 뒤 소름끼치는 비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떤 기구를 사용해서 때리는지 몰랐지만 한밤의 비명 소리가 나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빙햄=나를 신문하러 데리고 갈 때마다 눈가리개를 했다. 그때마다 ‘결국 나를 죽일까, 아니면 신문만 할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매일 밤 폭격 소리와 대공포 소리가 요란했다. 우리가 그 감옥에 있는 줄 아무도 몰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불안했다.
▽사만=“무슨 사진을 찍었느냐” “어느 정보기관을 위해 일했느냐”는 똑같은 질문만 받았다. 다른 이라크 죄수들은 매일 맞았다. 우리는 때리지 않았다.
이들의 구명을 위해 암만으로 날아온 뉴스데이의 샤를롯 홀 편집국장과 짐 루퍼트 부국장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정부 수반이 이라크 당국에 힘을 써줬다”고 전했다. 빙햄 기자는 “이번에는 정상적인 취재 허가를 받아 바그다드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암만=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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