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뉴욕 빈부격차 갈수록 커져

  • 입력 2000년 10월 2일 19시 04분


지난 10년간 경제호황의 혜택을 누려왔던 뉴욕에서 빈부격차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및 비영리단체(NPO)에 속한 경제학자들로 구성된 ‘뉴욕시 저임금 노동시장에 관한 실무그룹’이 발표한 연구서를 인용해 최근 이같이 보도했다.

8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뉴욕시 고용시장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노동인구 350만명 가운데 연간소득이 2만5000달러(약 2790만원) 이하인 사람은 17%인 59만명으로 기준연도인 89년에 비해 16% 늘어났다.

반면 2만5000∼7만5000달러의 중간소득자는 4% 줄어들고 7만5000달러 이상 고소득자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민간경제 부문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뉴욕의 많은 가족들이 기본적인 가정생활을 꾸리기 힘들 정도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발표되기 2주 전 뉴욕시의 비영리단체들은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선인 연 1만4150달러의 수입(3인 가족 기준)으로는 뉴욕시에서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기본적인 의식주와 의료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맨해튼에서는 연 7만4232달러, 퀸스에서는 4만6836달러, 브롱크스에서는 3만8088달러가 필요하다는 것.

보고서는 건강보험의 수혜자 폭을 늘리고 직업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뉴욕시의 물가수준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연방정부의 기준인 시간당 5.15달러보다 높은 6.75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뉴욕시 정부는 보고서 내용이 경기저점이었던 89년과 단순비교를 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조지 E 파타키 주지사의 핵심 경제관료인 스테판 케이건은 “뉴욕의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인력에 ‘굶주리고’ 있다”며 보고서 내용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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