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이것이 달랐다]신영증권

동아일보 입력 2009-12-12 03:00수정 2009-1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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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창립 54주년을 맞는 신영증권은 ‘꾸준함’으로 고객과 소통한다. 외형 확장보다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경영방침이 38년 연속 흑자의 비결로 꼽힌다. 사진 제공 신영증권
신영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50년 넘게 한 이름으로 활동해 온 몇 안 되는 증권사 중 하나다.

신영증권은 1956년 당시 대한증권거래소와 같은 해에 설립됐고 1971년 이후 3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직원 수 600명으로 중소규모 증권사에 속하는 신영증권이 알찬 실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고객에게 심어준 ‘신뢰’다. 회사 명칭의 배경이 되기도 한 경영이념 ‘신즉근영(信則根榮)’은 고객의 신뢰가 곧 회사 번영의 근간이라는 뜻이다. 신영증권 측은 고객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장기고객이라고 설명했다.

○ 증시 활황에도 외형보다는 내실

2000년 현대증권이 ‘바이 코리아’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투자열풍을 일으켰을 때 많은 증권사가 고객 수 불리기에 나섰다. 확보된 고객이 많을수록, 그 고객들의 거래가 잦을수록 증권사는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상당수 증권사들이 위탁매매(브로커리지)보다는 자산관리나 투자은행(IB) 기능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회전율을 높이려는 증권사가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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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영증권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영업방침을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관리 중심으로 바꾼 것. 그때부터 신영증권에는 ‘약정 목표’와 고객 확보를 위한 대대적 캠페인이 사라졌다. 대신 고객의 투자자산이 얼마나 잘 분산돼 있는지,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영업사원의 평가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는 대형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올라설 수 없기 때문에 떼밀리다시피 선택한 패배주의적인 영업방침이 아니었다. 신영증권은 거래하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 장기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2003년 모든 금융기관에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이 의무화되기 4년 전인 1999년 원격 백업센터를 설치했다. 또 2004년에는 키보드 해킹으로 고객 비밀번호나 계좌번호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키보드 보안 인증제도를 업계에서 두 번째로 도입하기도 했다.

멀리 내다보는 이런 투자는 38년 연속 흑자 달성으로 이어졌다. 신영증권의 수익구조는 △브로커리지 24% △고객자산관리 15% △IB 33% △자기매매 28%(이상 올해 3월 말 기준)로 황금분할돼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권업계 평균인 53%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현금 유보율은 820.4%로 증권업계 최상위권이며 주당순이익, 주당순자산 등 단위당 생산성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 가치투자라는 브랜드 선점

신영증권은 고객서비스의 토대가 되는 직원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등반대회 등을 자주 연다. 사진 제공 신영증권
신영증권과 떼어놓을 수 없는 항목이 바로 가치투자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매년 가치투자교실을 개최하고 관련 리서치 자료도 발간한다. 발품을 팔아 종목을 찾아내고 그 종목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중장기적으로 매매할 것을 권장한다. 고유자산 운용에도 가치주 투자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신영증권 자회사인 신영자산운용은 허남권 상무가 13년째 변함없이 가치투자 문화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인 신영마라톤펀드는 설정된 지 7년이 지났지만 같은 운용인력이 최초의 운용 철학 아래 관리하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며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신영증권은 고객이 10년 고객이듯 직원도 한 번 채용하면 장기간 근속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회사 임원진 가운데는 20년 가까이 재직한 임원이 많다. 최근 업무 영역 확대로 경력 및 신입직원 채용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업계 평균 수준으로 낮아지자 직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행사를 자주 연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km 트레킹 행사를 개최하고 자녀 초청 직장 체험, 당구대회, 자선 바자회, 겨울 산행, 호프데이 등도 단골 이벤트로 꼽힌다. 세무, 부동산, 금융상품 등 각 분야의 연수 프로그램을 사내외에 설치해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고객과 공유하는 게 결국 직원이기 때문에 평소 직원 간 화합을 강조하고 우수인력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신영증권 약사

―1956. 2 신영증권주식회사 설립
―1987. 8 증권거래소 상장
―1996. 8 신영투자신탁운용 설립
―1998. 5 증권감독원 선정 최우수 증권사 5년 연속 선정(1994∼1998년)
―1999. 12 업계 최초 전산백업센터 구축
―2002. 8 금융감독원 선정 최소 민원발생 증권사(2001년과 2002년 각각 상반기)
―2006. 2 증권선물거래소 주최 2005 우수 컴플라이언스 회원상 수상
―2006. 2 제1회 한국CEO그랑프리 증권부문 대상 수상
―2008. 1 한국투자자교육재단 조사, 2007년 모범 펀드판매회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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