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전망대]박영균/이번주 흐름 미리보기

입력 2000-07-09 23:25수정 2009-09-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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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에 걸친 은행파업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11일로 예정된 총파업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은행파업은 금융계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를 비롯한 국가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초래할 것이다. 의료대란에 못지 않은 혼란이 올 수도 있다. 파업을 선언한 은행들이 모두 정상영업을 하겠다고 밝혀 불행 중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 관치금융 논란 등 불씨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노정간 대립도 여전하다. 정상영업을 한다고 했지만 은행영업이 얼마나 이뤄질지 미지수이다. 10일 은행창구는 몹시 혼란스러울 전망이다.

이상한건 금융시장이 의외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은행 파업을 바로 코앞에 두고도 지표금리로 통하는 국고채 수익률이 9개월만에 7%대로 떨어지는가 하면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낙관하기는 이르다. 실물경제쪽에선 여전히 돈이 돌지 않아 중견기업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외견상으론 견실한 모습이지만 실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금융과 실물이 따로 놀고 있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주엔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금융시장에 신뢰가 회복되고 있는지 여부다. 예컨대 부실의 대명사였던 투신권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후순위채권 등이 제대로 팔리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파업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계속될지도 관심거리다. 자칫 지주회사제도를 포함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업 이후가 더 걱정이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에도 새로운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구조조정압력으로 ‘살아남기 전략’을 펴고 있는 은행들이 워크아웃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은행들이 더 이상 기업의 부실을 떠안지 않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죄없이 부도위기를 맞는 기업들이 없도록 금융당국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영균<금융부장>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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