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투자일기]김기환/주가「리스크관리」할때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35분


연락이 끊기다시피 한 친구나 친지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최근 부쩍 많아졌다.

여유돈으로 어떤 주식을 사는게 좋은지부터 주를 샀는데 올라가는 모양이 영 시원치 않다는 등 조언을 부탁하는 내용들이다.

주식시장이 상승세일때 나타나는 현상들이지만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주식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동안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게 되는 것.

초보자일수록 오늘 당장 주식을 사지 않으면 영영 때를 놓치게 되는 것처럼 여겨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5년전 쯤으로 기억된다. 5백만원을 투자해 서너번 ‘말’을 갈아타더니 단기간에 50%의 수익률을 올린 친구가 있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친구는 확신을 갖고 2천만원을 대출받아 투자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결국은 하락기에 큰 손실을 보고 몇년동안 원리금을 갚느라 허덕이던 모습이 선하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 주식시장의 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반드시 하락국면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 두 달간 주가는 50% 이상 상승했다. 이젠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리스크관리’에 치중해야 할 때다.

뮤추얼펀드 주식형수익증권 등 간접투자상품도 마찬가지다. 5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는 얘기에 솔깃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면 손해보기 십상. 모두들 외면할 때 가입하는 펀드야말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금 주식시장은 분명 대세상승기이고 대세상승기에는 기회가 여러번 주어진다.

‘이번을 놓치면 영영 기회는 오지 않는다’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높은 곳에서 먹이를 주시하는 독수리같이 냉정하고 늠름하게 주식사냥에 나서자.

김기환<마이다스자산운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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