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Politics]한나라 "우리 집권할걸 생각해야지"

  • 입력 2001년 6월 13일 18시 34분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인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12일 의원총회에서 국무위원들까지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인사 청문회를 실시하자는 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을 극력 반대했다. 이유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너무 제한해 놓으면 나중에 우리에게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요 공직자에 대한 철저한 인사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해 한나라당은 의총 후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요즘 한나라당 내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집권할 경우를 가정한 ‘원려(遠慮)’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법인세 납부액의 1%를 정치자금으로 조성하고 기업의 후원금 기부를 일절 금지하자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당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지 몰라도 집권 후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6월 임시국회 대표연설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낮춘 것도 집권 후 대북관계를 고려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탓도 있고, 과거 집권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김칫국부터 마실 때는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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