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아프고 뻣뻣?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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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과 치료
오래 앉아서 쉴 때 통증 더 심해져
10대 후반∼20대 초반 男환자 많아

장시간 학교나 회사에 앉아 있는 일이 많은 요즘 사람들에게 허리나 엉덩이 통증은 드문 일이 아니다. 젊을수록 허리 통증이 있어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고 일어났을 때 특히 아프고 뻣뻣하거나 가만히 있어도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류머티즘 질환의 일종으로, 이름 그대로 척추와 골반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뻣뻣하게 굳어지는 병이다.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며 최근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감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직성 척추염에 걸리면 초기에는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허리 아래쪽이나 양쪽 엉덩이에 번갈아 발생하고, 아침에 시작된 경직이 몇 시간 지속될 수 있다. 활동을 계속하면 점차 좋아지긴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통증은 만성이 되고 밤에 통증이 악화되는 ‘야간 악화’도 나타나 자다가 깨는 일이 흔해진다.

환자들은 발뒤꿈치나 흉벽의 통증을 경험하기도 하고 고관절, 어깨관절, 무릎이나 발목의 관절염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 병이 진행될수록 척추와 골반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유연성을 잃게 된다. 허리를 굽히거나 펴기가 힘들어지고,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흉곽의 움직임이 줄어들게 된다. 척추염이 진행된 중증의 환자에게서는 허리의 S자가 없어지고, 목은 자라목처럼 앞으로 굽은 자세를 취하게 된다.

허리 통증이 주 증상이다 보니 간혹 허리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강직성 척추염은 오히려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나 오래 앉아서 쉴 때 통증이 더 심하고, 활동을 시작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 없이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류머티즘 내과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일단 강직성 척추염으로 관절이 변형되고 나면 치료를 해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증상 발생 초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약물 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추고 관절 변형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류머티즘약제, 종양괴사인자(TNF)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포도막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 척추관절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절 외 증상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라고 알려지다 보니 진단을 받고 나면 심하게 낙담하는 환자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은 약이 많이 개발돼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얼마든지 병을 잘 다스리며 살아갈 수 있다. 많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분들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불편함 없이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박용범 교수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health&beauty#강직성 척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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